(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두산건설이 3천억∼5천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에 지원할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내주 초 이사회를 열어 3천억∼5천억원 정도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3천억원을 막아야 하고, 일산 제니스 공사대금도 지급해야 하는 처지여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다.

이러한 이유로 2011년 6월 3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지 1년8개월만에 다시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는 것이다.

두산건설이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되면서 두산중공업도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지분 72.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따라서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가 실시될 경우 두산중공업은 최소 2천183억∼3천638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두산중공업도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5일께 이사회를 열어 두산건설 유상증자 참여를 결의하고 지원 자금 조달 방안 등에 대해서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4일 일단 3년짜리 기업어음(CP) 2천억원 어치를 발행해 둔 상태다.

회사 측에서는 '운전자금' 용도라고 밝히고 있으나 CP 차환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만기가 긴 CP를 발행한 것이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지원을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산건설이 유상증자 규모를 3천억원 수준에서 확정할 경우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는 없으나 5천억원대로 규모가 커지게 되면 두산중공업도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서야 한다.

두산중공업은 내주 이사회 직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방문해 두산건설 유상증자 등과 관련한 내용을 설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산은의 자금 지원과 협조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1천억∼2천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산은이 일정 금액을 인수해 주는 방식으로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산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주에 방문하겠다는 얘기만 있었고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해 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DCM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규모가 확정돼 봐야 알겠지만, 추가로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은 크다"면서 "산은을 포함해 여러 증권사를 인수단으로 꾸려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1년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때는 두산건설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지원 자금을 마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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