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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에 반쯤 담겨 있는 주스를 보고, “이야, 주스가 반이나 남았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는 복 받은 사람이다. 대부분 사람은 이럴 때 “주스가 반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말하기 마련이기 때문.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것도 무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처세술을 다루는 책들이 넘쳐나면서 너도나도 ‘긍정적 사고방식’을 강조한다. 읽어보면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원하는 일이 쉽게 이루어진다고 책의 저자들은 주장한다. 딴은 그렇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될 일도 안될 터. 좋은 게 좋은 거다. 그러니 일단 ‘된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이는 편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겠다.

하지만 긍정적 사고방식이 만능일까? 그렇지 않다. 무조건 ‘긍정’이라는 주문만 외운다고 하여 불가능한 일이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되는 일도 물론 있지만, 안 되는 일도 많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았자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시중에 넘쳐나는 ‘긍정적 사고방식’류의 처세술 책들을 싸잡아 ‘사기’라고 비판하는 극단주의자도 있다. 아무짝에도 소용없는데 괜히 독자들만 들뜨게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시장에 대하여 낙관적, 긍정적 전망을 하기란 쉽다. 그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면 된다. 이 전망을 듣는 사람도 즐겁다. 주가가 오른다고 하여 기분 나쁠 사람은 없을 게다. 그러나 듣는 사람 기분 좋아하라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는 없다. 그건 막연하게 긍정적 사고방식 만능론을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듣는 사람의 마음만 들뜨게 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그럴 수 없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시세는 “절망의 늪에서 시작되어, 회의의 벽을 타고 오른다”던가? 나는 지난주 이 글에서 코스피지수가 반등은 하겠지만, 일목균형표로 보건대 추세를 바꿀 정도로 강력한 상승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 주장하였다. 한 마디로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야금야금 상승하며 일목균형표 구름의 지지를 받는 양상이었다. 일목균형표를 잘 살피면‘회의의 벽’을 기어오르는 모습과 닮았다.

내가 시장의 상승세에 회의적이라고 하여 그것이 절대적이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러기에 내 주장은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 다만, 최근에 내가 즐겨 주장하는 ‘확률’에 따른다면 아무래도 대세는 조금씩 하락세로 기울어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게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일목균형표에서 전환선 하락→기준/전환선 역전→후행스팬 역전의 단계가 이미 진행되었고, 이제 주가가 구름을 하향 돌파하기만 하면 상황종료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상승추세에서 하락추세로 전환되는 과정도 마무리 국면이라고 생각된다.

지금이야 주가가 구름 상단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앞서 언급하였듯 ‘회의의 벽을 타고 오르는’ 것 같지만, 결국은 주가가 구름 안으로 들어가고, 구름을 하향 돌파하는 것이 순서이다. 과거에도 수많은 사례에서 주가가 구름 상단의 지지를 받았던 것은 일시적인 일이었고, 결국은 구름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2012년 4월, 2013년 3월, 2013년 6월 등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구름의 지지는 오래갈 수 없다.

현 시점에서 구름의 상단은 2,035선이고 구름의 하단은 1,950선이다. 구름은 꽤 두껍다. 그리고 주가가 일단 구름 안으로 들어가 버리면 한동안 방향을 잃고 횡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번 주 코스피지수를 전망한다면, 주 초반에야 구름 지지를 받으며 반등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는 구름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겠다. 그리고 주가가 일단 구름 안으로 갇히면, 움직임이 둔화하는 것은 이어지는 순서.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랠리’ 혹은 ‘산타의 선물’을 기대하지만 글쎄다. 나는 역시 회의적. 차트 꼴이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랠리보다는 되레 재미없는 연말이 될 공산이 높다.

(달러-원 주간전망)

기술적 분석가들이 가장 당혹스러울 때는 언제일까? 바로 기술적 지표들의 신호가 제각각일 때, 즉 신호들이 서로 엇갈릴 때이다. 어떤 지표는 ‘사라'고 말하는데, 또 다른 지표는 ‘팔라’고 주장한다면 정말 어렵다. 헷갈린다. 당혹스럽다. 최근 달러-원 차트가 바로 그 짝이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은 15 이하에서 반등하면서 ‘매수’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TRIX는 지난주 후반, 시그널곡선과 교차하면서 ‘매도’ 신호를 나타낸 상황이다. 두 지표의 방향이 정확하게 정반대이다. 그런데다 MACD는 지난주 목요일에는 ‘매도’신호를 나타내더니, 하루만인 금요일에 ‘매수’신호로 뒤바뀌었다. 이처럼 줏대 없는(?) MACD인지라 당장 오늘이라도 또 다른 신호를 나타내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체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답답하다.

일목균형표도 애매하다. 기준선-전환선은 딱 붙었고, 추세의 기준이자 방향타가 되는 기준선은 내내 수평으로만 움직인다. 위쪽도 아니고 아래쪽도 아닌, ‘옆’으로만 기고 있는지라 이것만 보아서는 추세의 행방을 짐작하기 어렵다.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캔들에 딱 붙은 양상. 방향이 도무지 없다. 대체 왜들 이러는가?

방향이 잘 보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법. 지금이 그렇다. 잘 안 보인다. 그러기에 차라리 일단 손을 놓고 관망하는 편이 좋겠다. 월말이 다가오면서 네고물량의 압박은 심해지겠으나, 그렇다고 1,050원선이 쉽게 뚫리는 일도 상상하기 어렵다. 해외 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구름을 상향돌파하기 직전이지만, 완벽하게 저항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구름 안에서 헤매는 꼴. 앞서 코스피지수에서 주장하였듯 구름 안에 들어가면 한동안은 횡보하기 마련이다. 달러 인덱스가 바로 그렇다. 달러-원도 마찬가지로 이번 주는 방향성 없이 횡보하는 꼴이리라 전망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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