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기업은행 차기 행장으로 권선주 리스크관리본부장(부행장)이 내정되면서 기업은행에 어떤 변화가 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준희 행장에 이어 두 번째로 내부 출신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돼 일단 '낙하산 인사'의 악순환을 끊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되고 있다.그러나 점점 악화되는 수익성과 경남은행 인수, 내부 조직 장악 등 권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여성' 딜레마 깰까=권선주 기업은행 내정자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풍(女風)코드의 수혜자'라는 인식을 깨는 것이다.

권 내정자는 1978년 공채 17기로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영업점, 고객만족(CS), PB, 카드사업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거쳤다. 꼼꼼한 일처리와 빠른 업무 습득으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번 내정에 대해 여성 대통령 시대 수혜자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다른 업권에 비해 남성성이 짙고 보수적인 은행 조직을 어떻게 장악하고 소통해 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하는데, 금융정책을 원활하게 수행하려면 우선 내부 조직부터 잘 이끌어나가야 한다"며 "권 내정자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내정자는 "일리가 있는 지적이고 향후 내가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라며 "25년 현장에서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을양적·질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수익성 개선·경남銀 인수 여부도 과제= 갈수록 악화되는 실적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 3분기 기업은행의 순이익(은행 개별 기준)은 1천905억원으로 1분기 2천749억원에 비해 약 30% 줄었다. 실적이 반토막 난 다른 은행에 비해 선방했지만 파격적인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역마진과 건전성 우려, IBK투자증권과 IBK캐피탈 등 자회사 실적 부진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경남은행 인수 여부도 당장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기업은행은 지난 23일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업계에서는 매각 흥행을 위한 '페이스메이커'일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밖에 정부의 공공기관 재지정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도 숙제로 남아있다.

jhm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