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LG전자[066570]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론칭한 자동차 부품사업 부문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LG전자가 자동차부품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7월에 신설한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는 8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알려진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와 LG그룹 등에 따르면 LG전자의 VC사업본부는 현재 연구·개발(R&D)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안팎의 기대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그룹 내에서는 초조한 분위기다.

시장 전체적으로 전기차 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데 반해 여전히 충분한 수요가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매출이 발생하는 부문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VC사업본부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회사 측 관계자는 "언제 따로 (VC사업부문 매출이) 공시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VC사업본부 설립으로 LG그룹이 완성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외부 시선도 부담이다.

실제로 그룹 내부에서는 판매망과 AS망을 구축하려면 너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부품사업에 한정해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VC사업본부가 요란하게 알려지는 점을 경계하는 것이다.

VC사업본부에 대한 LG그룹 오너가의 기대가 크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당초 이 사업부문은 최고 경영층에서 전자사업의 부진을 만회할 카드로 여기고 신설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VC사업본부는 LG전자가 실적 부진의 돌파구와 미래 먹을거리로 생각해 낸 사업"이라며 "그러나 전방산업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광고할 경우 오히려 회사 전체 성장성에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쉬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C사업본부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데 따른 단점도 있다.

LG그룹 내에서는 VC사업본부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VC사업본부에 대해 내부에서도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며 "모 아니면 도일 것이다"고 사업성에 대해 의구심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제품 하나 개발하는 데도 몇 년이 걸리는데 사업본부가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긴 호흡을 갖고 봐달라"고 말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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