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점포 유동화 통해 재무구조 개선 박차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롯데쇼핑이 아직 열지도 않은 신규 매장을 일단 팔고, 다시 빌려쓰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일종의 부동산자산인 매장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할인점사업인 롯데마트는 경남 거제도와 수원 광교신도시에 새로 열 예정인 매장 2곳을 세일앤드리스백(매각후 재임대)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증권과 하나자산운용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일단 잠시 보류된 상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해당 점포는 주상복합몰로 분양 초기부터 임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기존 매장 뿐 아니라 신규 매장에 대해서도 세일앤드리스백 등 다양한 유동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그간 기존 매장에 대해서만 꾸준히 유동화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08년 제주점 등 3개 점포를 2천200억원에 팔았고, 2010년 롯데백화점 분당점 등 6개 점포를 6천123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18개 매장을 묶어 부동산투자신탁(리츠)에 매각한 뒤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최근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최근 백화점 일산점과 상인점, 롯데마트 부평점과 당진점, 평택점, 고양점, 구미점 등 총 7개 점포를 묶어 KB자산운용에 6천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존 매장에 대한 매각에 치중하던 롯데쇼핑이 신규 매장으로까지 매각 대상을 넓히기로 한 것은 큰 변화로 볼 수 있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적극적인 전략으로 돌아서게 된 것은 재무구조 악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다.

롯데쇼핑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130.2%다. 지난 2009년 85.5%보다 44.7%포인트 높아졌다.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국제신용평가사들의 시선이 따가워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무디스는 지난 2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강등했다. 과도한 투자로 인해 부채규모가 늘어나는 반면에 현금창출력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규 매장까지 팔겠다는 것은 그만큼 재무구조 악화를 방치하지 않고 현금확보를 통한 개선에 초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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