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을미년 새해를 맞아 진행한 신년세일은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그대로 보여줬다.
1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지난 2일부터 진행한 신년세일의 평균 신장률은 1%대에 그쳤다.
행사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까지의 매출 신장률을 보면 롯데백화점이 0.5%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7.2%의 신장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극심한 부진을 보인 것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양사의 신장률은 각각 1.4%와 1.1%로 작년의 6.1%와 3.8%에 비해 크게 줄었다.
물론 지난해의 경우 1월말에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신년세일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 그렇더라도 경기 전망에 대한 심리가 비교적 긍정적인 새해 초반부터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추운 날씨로 점퍼와 패딩 등 아우터 제품과 입춘이 두번 있는 쌍춘년 때문에 혼수용품의 수요가 몰려 매출이 늘었지만 그외 제품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롯데백화점은 여성복(5.1%), 주방용품(7.8%), 식기ㆍ홈데코(6.6%), 가구(7.3%), 화장품(9.0%) 등의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현대백화점는 해외패션(6.3%), 모피(8.7%), 가구(7.8%) 등 혼수관련 상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반면에 식품은 7.0% 매출이 줄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아웃도어 매출이 24.6% 늘면서 추운 날씨 덕을 톡톡히 봤다. 화장품과 주얼리시계의 매출도 각각 13.0%와 12.5% 늘었다.
백화점들이 세일 막판에 초특가로 아우터 제품 등을 대거 풀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난 측면도 있다. 결국 아우터 제품과 혼수용품 등을 빼고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년세일의 결과가 예상보다 못했지만 내달에는 발렌타인데이 등 이벤트와 설 연휴 등이 있어 매출 신장률은 조금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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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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