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LG전자 자동차 부품 사업을 총괄하는 이우종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장(사장)은 연초 올해 중점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4개의 중점 추진 과제 가운데 차순위로 언급한 과제들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차별화된 기술 확보, 기본 경쟁력 강화와 같은 비교적 추상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사장은 3가지 중점 과제를 제시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특정 사업을 찍어 언급하면서 해당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GM 프로젝트'였다.

이 사장은 "GM 프로젝트 양산 준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의 수장이 연간 중점 과제를 설명하면서 특정 소단위 프로젝트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제너럴모터스(GM)의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차량용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용 통신모듈을 공급한다.

GM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이 같은 부품 공급 계획을 공개했다.

LG전자가 GM에 공급하게 되는 통신모듈은 커넥티드 카 내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이다. 차량 내에 구축된 통신기능을 활용해 고객에게 사고 시 긴급 연락과 보안 서비스, 차량진단 등 GM 고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우종 사장의 'GM 프로젝트' 언급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 부품 공급 사업이 초기 단계부터 순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VC사업본부의 본격적인 수익 창출 물꼬를 틀 GM 통신모듈 공급 사업의 성공에 대한 간절함도 담겨 있다.

자동차 부품 사업 초기 단계로 마땅한 '트랙 레코드'가 없는 상황에서 GM에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향후 LG전자가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LG전자의 여타 생활가전 사업과 달리 수주를 통한 주문 제작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필수적이다.

이 사장이 GM 프로젝트를 직접 언급한 데서 알 수 있듯, VC사업본부는 차세대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와 커넥티드 카 부품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VC사업본부뿐 아니라 LG전자 전사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LG CNS 등 그룹 차원에서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초기 단계인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LG전자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무인주행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stereo camera system)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구글의 무인차에 배터리팩도 공급한다.

LG전자 관계자는 "VC사업본부 자체의 기술뿐 아니라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에서 쌓은 기술을 융합해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GM과 폴크스바겐, 현대기아차가 참여하는 커넥티드 카 개발 연합체인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AAㆍOpen Automotive Alliance)'에 속해있다.

미국 이동통신사인 AT&T과 퀄컴, 에릭슨, 엑센추어 등 통신 관련 기업들이 속한 'AT&T 드라이브 스튜디오'에도 가입돼 있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개발 연합체인 OAA와 정보통신 기술 연구개발 협력체인 AT&T 드라이브 스튜디오에 모두 속한 것에서 LG전자의 관련 사업 의지를 볼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지난 2013년 7월 출범 이후 관련 사업의 기초 틀을 다지는 데 주력해왔다. 출범 직후 자동차 부품 연구단지인 인천캠퍼스를 준공했다.

LG전자는 아직 VC사업본부 별도의 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VC사업본부와 독립사업부, 내부거래 등을 모두 합한 사업단위는 지난 2013년 20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138억원 이익으로 돌아선 이후, 2분기와 3분기는 각각 166억원과 116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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