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인들 (※SK그룹 제공)>



(대전=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SK그룹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국내 최고의 과학 인재들이 모여 있는 대전에서 기술과 특허를 활용한 '연구소 창업'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일 SK그룹에 따르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달 10일 확대 출범한 지 4개월째를 맞는다. 이미 이 곳을 찾은 정부부처와 연구소·대기업 관계자만 2천명이 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대전센터가 다른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확연히 차별화되는 것은 대전 지역의 특성을 살려 연구소 창업 붐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공학연구원, 기계연구원 등 국책연구소와 기업연구소들이 밀집해 있는 대덕밸리와 SK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만나면서 기술과 특허가 중심이 된 벤처 창업의 물꼬가 터진 것이다.

실제로 SK그룹으로부터 인큐베이팅 기업에 선정된 벤처기업 대표자 중 77%가 석박사 출신일 정도로 최고의 과학 두뇌들이 이 곳에 모여 있다.

대전센터는 지난해 말 유망기술과 기술 수요처를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수요자 중심의 기술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기술사업화 마켓플레이스에는 약 4천여건의 기술 DB가 등록돼 있다.

또 3D프린터와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기기 등을 갖춘 시제품 제작소를 오픈해 벤처기업과 예비 창업가들의 시제품 제작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시제품 제작소는 개소 이후 사용 횟수가 120여회에 이르는 등 대전 지역의 '기술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SK그룹은 500억원 규모의 창업·벤처기업 투자 펀드를 조성해 자금 지원을 물론 우수한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글로벌 벤처스타 공모전)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벤처기업은 SK텔레콤의 미국 자회사인 SK이노파트너스의 산호세 사무실에 입주해 미국 진출을 탐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현재 이 곳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인들은 SK그룹의 지원이 네트워크 형성과 판로 개척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수 테그웨이 대표는 "신생기업이 기술을 다 갖추고 있어도 마케팅과 세일즈에서는 항상 어려움을 겪는다"며 "SK와 같은 대기업에 마케팅에 있어서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수 옵텔라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정부 주도의 사업을 많이 수행해봤지만 자금을 쓸 때 제한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SK 같은 민간 기업은 그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벤처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SK그룹의 또 다른 역점 지역 사업인 '스마트팜(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은 지난해 말 100개소를 넘어섰다.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와 습도, 급수와 배수 등을 원격으로 제어해 농작물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과 연동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간단히 조작하면 굳이 비닐하우스에 가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농작물을 관리할 수 있다.

SK는 이와 함께 세종시 창조마을 시범사업으로 에너지 타운 조성, 스마트 로컬푸드 시스템 도입, 스마트 스쿨 도입, 영농기술 테스트 베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시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장걸순(54)씨는 "한겨울 농작물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에서 밤새 대기하던 불편함이 사라졌다"며 "24시간 비닐하우스를 관리할 수 있어 한겨울에도 토마토와 딸기 등 고부가가치 농작물 재배도 손쉬워졌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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