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넥슨과 경영권 분쟁 중인 엔씨소프트의 주요 경영진들 연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택진 대표이사는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오른 급여를 받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넥슨이 경영권 참여를 결정할 당시 엔시소프트 경영진들의 지나친 연봉 인상에 대한 불만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주요 경영진에 지급한 기본급여는 65억6천26만원으로 지난 2013년 29억1천130만원 대비 125% 증가했다.

기본급여에 퇴직급여와 주식보상비용을 합한 총 급여 역시 95억2천401만원으로 전년 41억2천42만원 대비 131% 급증했다.

특히 김택진 대표는 2013년에는 상여금 없이 근로소득만으로 6억400만원의 연봉을 받았지만, 작년에는 3분기까지 보수총액이 15억4천만원으로 늘어났다.

기본 급여가 7억5천만원 상여금은 7억9천만원이다.

이미 3분기까지 상여금이 지난해 연봉을 뛰어넘는 금액으로 4분기 보수까지 합하면 전년대비 3배를 넘는 급여를 받은 셈이 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3년 5억원 이상 임금을 받은 등기 임원이 김 대표를 포함 배재현 부사장 두 명뿐이었지만 작년에는 이희상 부사장(CCO), 정진수 전무(COO) 등 주요 등기 임원 모두 5억원 이상 급여를 받았다.

엔씨소프트 측은 급등한 경영진들의 연봉에 대해 지난해 실적개선에 따른 보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장기성과급 제도에 따라 임원 18명과 우수 직원들에게 총 1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했다.

다만, 김택진 대표는 장기성과급 없이도 3배 이상 임금 인상이 있었지만, 엔씨소프트의 일반 종업원들 급여는 1천420억887만원으로 전년 1천253억9천533만원 대비 13% 인상에 그쳤다.

엔씨소프트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넥슨은 직접적으로 경영진들의 급등한 연봉에 대해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주주제안서를 통해 우회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넥슨은 주주제안서에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경영진에 대한 투명하고 합리적인 보상 체계 설계 및 이에 따른 공정한 보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 중 비등기 임원들의 보수 공개도 요구했다.

게임 업계에서도 갑자기 경영진의 연봉이 2~3배 증가한 것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작은 벤처 회사가 히트작을 내면서 실적이 급등하면 경영진의 연봉이 급증할 수 있다"며 "다만, 엔씨소프트와 같이 큰 회사에서 갑자기 경영진 연봉이 급증한 것을 일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승인할 예정이어서 급등한 경영진들의 연봉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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