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요즘 야구 판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인물을 꼽는다면 단연 한화의 김성근 감독이다. ‘만년 꼴찌’팀이었던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성적이 좋다. 주말 SK와의 3연전을 내리 이겨 12승10패, 공동 4위에 올랐다. 언론에서는 ‘김성근 태풍’이라는 등 호들갑이다.

지난 일요일(4월26일) 경기를 복기해보자. 8회초, 한화가 4대3으로 리드하고 있던 상황이다. SK 공격에서 외국인선수 브라운이 타석에 등장하자 김성근 감독은 잘 던지던 투수 박정진을 빼고 정대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TV 중계방송의 해설자는 “정대훈은 브라운을 상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브라운이 사이드암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예상과는 달리 브라운은 정대훈을 상대로 홈런을 날려버린다. 작전 실패! 졸지에 4대4 동점이 되었다.

그리고 8회말 한화의 공격. 1사 1루에서 타자는 권용관이었다. 그는 앞선 세 차례 타석에서 모두 3루 땅볼만 때렸다. 이번에도 또 땅볼이라면 한화는 꼼짝없이 더블 플레이를 당할 위험이 높았다. 김성근 감독은 ‘히트 앤 런’ 작전을 걸었는데, 그게 기가 막히게 적중했다. 권용관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하여 방망이를 집어던지며 억지로 친 공은 행운의 우전 안타로 이어졌고, 상대방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1루 주자가 홈으로 귀환하였다. 5대4. 그게 결승점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데이터’를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TV중계에 비치는 그는 경기를 보면서 끊임없이 메모를 하고 있다. 데이터를 모으는 게다. 주식으로 비유한다면, 김성근 감독 방식이야말로 ‘기술적 분석’이다. 그는 수집한 데이터를 살피고, 추세를 분석한다. 타자가 앞선 타석에서 내내 땅볼을 쳤다면 또 땅볼을 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최근 타석에서 사이드암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에도 그러리라고 판단하여 대비책을 세우는 식이다.

전략이 모두 성공하지는 않았다. 권용관의 히트 앤 런은 적중하였지만, 브라운에게는 실패하였듯 데이터, 혹은 통계가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김성근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고집한다. 그게 확률이 높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효과를 보고 있다. 바닥을 헤매던 한화가 몰라보게 달라진 것도 데이터의 덕이 아니겠는가!

기술적분석도 같다.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틀릴 때도 많다. 그런데도 내가 기술적 분석을 고집하는 것은 김성근 감독과 같은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게 확률이 높다고 믿는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야구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하자. “저 선수는 3할 타자인데 앞선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였으니, 이제 안타가 나올 때이다” - 중계방송 해설자가 단골로 하는 말이다. 하지만 틀렸다. ‘도박사의 오류’로 유명한 것이다. 마치 동전을 던져 내내 앞면만 나왔다고 이제 뒷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앞선 사건과 지금의 사건은 서로 독립적이어서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주가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많이 올랐다고 이제 내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오류에 곧잘 빠진다. 언뜻 보아서 그럴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한 컴퓨터가 아니라,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다. 따라서 그게 확률론과 배치되는지 여부에 관련 없이 시장에는 종종 적용되는 진리가 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까지 거침없이 상승하였다. 바닥에서 따져 까마득한 상승세. 웬만한 종목이라면 연초 대비 50% 이상 올랐다. 그러니 슬슬 시장에서는 ‘내릴 확률이 높아졌다’는 말이 나온다.

차트에도 조정의 기운이 감돈다. 야구처럼 지난주 금요일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복기해보자. 개장 초만 하더라도 지수는 상승세를 나타내었고 장중 2,189까지 오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후 힘이 꺾이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말았다. 마감가는 13포인트 남짓 하락하였지만, 장중고점과 대비하면 30포인트 이상 추락한 셈. 캔들은 긴 장대음선으로 나타났다. 그 전날인 목요일의 캔들이 긴 장대양선이었는데, 금요일의 캔들은 음선이면서 동시에 목요일의 캔들을 뒤덮어버렸다. 상승세의 막판에 나타나는 이런 패턴을 장악형(engulfing)이라고 한다. 통상 반전패턴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스토캐스틱도 고점에서 꺾이더니 85선 아래로 주저앉았고(=단기 매도신호), RSI 역시 고점을 만들고 내려서는 모습이다. 캔들의 패턴을 고려하고,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확률’을 따지더라도 이제는 슬슬(약간이라도) 조정을 나타낼 시기인 듯하다.

하지만, 내내 이 글에서 주장하고 있듯, 추세는 여전히 쌩쌩하다. 일목균형표에서 주가-전환선-기준선-양운으로 이어지는 정배열도 상승세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배후세력. 그러니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추세가 흔들릴 공산은 낮다. 되레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고 싶다. 전환선 2,140, 그리고 기준선 2,100이 각각 1차, 2차 지지선이 될 전망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은 달러-엔의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엔-원 환율이 한때 900원선을 무너뜨렸다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질 정도이다. 당국에서는 “사실이 아니다”는 보도자료까지 뿌렸다. 그만큼 엔-원에 매우 민감하다는 방증일 터. 그런데 달러-엔은 요즘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다. 일목균형표 차트로 살피면 달러-엔은 구름 안에 갇혀서 오도가도 못 하는 꼴. 다만 구름의 두께가 얇은지라 조만간 위든 아래든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굳이 내 의견을 말하라면 나는 달러-엔이 아래로 밀릴 공산이 높다고 생각한다. 사실 일목균형표로 따져 달러-엔의 상승세는 막바지에 이르렀다. 곧 하락세로 기울 ‘시간’만 남았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방향’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괘선이 돌아섰기 때문. 전환선은 이미 하락했고, 기준-전환선이 역전되었으며, 후행스팬 역시 역전된 상태이다. 이제 구름 하단의 지지만 무너뜨리면 ‘상승세→하락세’로의 추세전환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달러-원 역시 기존의 하락세를 이어갈 공산이 높다. 그동안 1,070원이 무너지지 않으면서 바닥을 만드는 양상인데다 지난주까지 환율이 내내 밀렸으니 기술적 반등이나마 나타날 때가 되긴 하였다. 하지만 그래보았자 큰 반등은 되지 못할 것이다. 차트도 차트이로되 당장 네고 물량이 쏟아질 월말이 닥치기 때문이다.

기술적지표들은 바닥권이지만, 만일 지표가 바닥에서 상승으로 돌아서지 못하고 되밀린다면 이는 실패(failure)로 이어진다. 기존의 추세가 더 강화되는 신호탄이므로 그럴 경우라면 1,070원도 안심할 수 없다. 앞서 살폈듯 달러-엔이 밀리면 엔-원으로서는 다소 한숨을 돌릴 수 있다. 달러-원이 더 내려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달러-원은 여전히 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