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상하이 증시가 26일 거품론 인식 확산 속에 7% 넘게 폭락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34.91포인트(7.40%) 떨어진 4,192.87에 장을 마쳤다. 장중 8% 넘게 폭락하기도 했지만, 폐장 시간에 가까워지면서 낙폭을 줄였다.

상하이 증시와 더불어 선전종합지수와 촹예반지수도 각각 7.87%, 8.91%씩 떨어졌다.

상하이·선전 증시 통틀어 58개 종목만 상승한 반면 2천300여개 종목이 하락했고 이 가운데 2천개 종목이 9% 넘게 하락해 하한가에 근접했다.

기업공개(IPO) 이후 이날 처음 상장된 국태군안 등 5개 종목은 모두 44%인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체면을 차렸다.

이날 마감기준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12일 지수 5,166.35로 7년만에 경신한 최고 기록 대비 19%나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주 13% 넘게 하락했을 때만 해도 중국 증시에 대한 평가는 상승장 속 단기 조정이라는 인식이 주를 이뤘다.

한 주에 한꺼번에 25개 회사가 기업공개(IPO)에 나선 데다 증시 과열을 우려한 당국이 신용거래 규제에 나서면서 갑자기 유동성이 위축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런 견해는 지난 23~24일 이틀 연속 2% 넘게 상승하며 반등세를 나타낼 때까지도 유효했다.

그러나 신용거래 위축에 따른 자금 유입은 눈에 띄게 줄었다. 시장 체질 개선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전날 3.46% 하락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제지표가 소폭 개선돼 중앙은행이 금리나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한 전면적 추가 완화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도 투자 심리에 투영됐다.

증시가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들어맞는 역설적 모습이다. 특히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모건스탠리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단기 조정을 거쳤음에도 "매수할 기회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신규 상장 주식 증가, 기업 이익증가율 부진, 높은 밸류에이션, 주식담보대출 비중 과다 등을 이유로 들며 "(증시가) 사이클 정점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스튜어트 리차드슨 RMG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도 지금까지 상승세는 개인투자자 대출로 일궈왔다며 "모든 면에서 거품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보다 절반 가까이는 미끄러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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