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중국 증권사들이 상반기와 같은 인기를 끌지는 못할 전망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3개 중국 증권사가 올해 안으로 홍콩증시 IPO 의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들 증권사는 올해 초 다른 증권사들이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던 때와는 달리 조금은 썰렁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예상된다고 WSJ는 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4개 증권사가 홍콩 IPO를 통해 100억달러(11조7천70억원) 이상을 조달했다. 화태증권이 50억달러를 조달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대 IPO였고, 광발증권이 3월 41억달러를 조달한 것도 상위 5위 안에 든다. 상하이증시에서 49억달러를 조달한 국태군안증권도 최근 5년 사이 본토 최대 IPO 기록을 세웠다.

지난 상승장에서 증권사 역할은 핵심적이었다.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6월12일까지 중국 증시 거래량은 전년 대비 500%를 넘었는데, 상당 부분 증권사가 자금을 댄 마진 거래 폭증에 따른 결과였다는 게 WSJ 설명이다.

그 이후 7월 들어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당국은 증시 안정화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여기엔 모든 IPO를 잠정 중단하고 불법적 경로를 통한 증거금 융자를 막는 조치들이 포함됐다. 전날만 해도 중국 당국은 프로그램 매매 계정과 공매도를 제한하는 등 여전히 더 많은 규제를 가하고 있다.

증권사의 대출까지 막진 않았지만 투자자들이 차입거래를 줄이면서 융자 잔고가 6월17일 2조2천700억위안(427조1천200억원) 으로 정점을 찍었던 데에서 지난 3일 기준 1조2천900억위안(242조7천3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4일 당국이 국내 21개 증권사에 자산 15% 수준인 190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증시 안정화 기금에 넣도록 요청한 것은 가장 뼈아픈 대책이었다고 WSJ는 지적했다.

며칠 뒤 중국증권금융공사가 420억달러를 자사주 매입 자금으로 지원하긴 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중국 증권사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심리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새로 IPO를 준비하는 증권사들도 기존의 자금 조달 계획 규모를 줄이는 상황이다. WSJ는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6월 말까지만 해도 40억달러를 조달하려던 초상증권이 자금조달 규모를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WSJ는 특히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의 활용도도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화태증권 등이 IPO를 신청할 때만 해도 모두 증거금 자금 확대가 목표라고 했지만 몇 주 전 홍콩IPO를 신청했던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자산관리사업 개발 목적을 앞세웠다.

그럼에도 신은만국증권의 천 강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둔화하는데 증권사가 새로운 자금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은 당국의 개입에 중국 증권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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