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증시 혼란 속에 외국 투자 회사들의 심리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외국 기관 투자자들은 작년 말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연결) 시행을 앞두고 중국 내 사업에 크게 기대를 걸었다.

올봄 중국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때만 해도 새로운 투자 계획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더는 아니다. 글로벌 투자자들 이제 중국 자산에 흥미를 잃어가는 분위기라고 WSJ는 전했다.

중국 당국도 지난 6월 고점 이후 39%나 내려간 주가를 방어하는 데에 혈안이어서 외국인들을 위한 새로운 투자 프로그램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10월이면 시행될 것으로 보였던 선강퉁(선전-홍콩증시 연결)에 대한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시행 가능하다는 발표가 3개월 전에 공지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안으로 시행되는 것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들리 오스틴 법무법인의 에피 바실로풀로스 공동대표는 "상반기만 해도 중국 A주에 투자하는 상품 개발이 엄청났는데 지금은 완전히 방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투자 계획을 보류하는 대신 최근 중국 증시 매도세와 위안화 절하에 따른 중국자금의 해외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외국 기업들에 중국 투자는 단 한 번도 순조로운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법령이 불규칙적이고 해석의 여지가 많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에서 인수·합병 거래 참여를 시도해왔던 투자은행들도 해당 기업들이 자국 회사를 택해 비용을 절감하려 하거나, 아예 은행들이 거래 과정에서 빠지길 원해 곤란한 일을 겪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중국 증시는 물론 홍콩에서도 기업공개(IPO)나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후강퉁 시행 이후 9개월 중 6개월간 상하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전문가는 중국 관련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씨티그룹의 마크 슬로터 아시아지역헤드는 "우리가 하는 일에 그렇게 큰 충격은 없어 보인다"며 "우리가 다룬 거래 가운데엔 지연된 것도 없었고, 중국엔 아직 기회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변동성이 올해 계속 확대된다면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증시 급락에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이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것만은 분명하다고 WSJ는 설명했다.

도이체방크의 말론 산체스 아태지역헤드는 "역내 미국 달러화 흐름 관련 단기 변동성은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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