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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시인 고은의 '그 꽃'이라는 작품이다. 달랑 세 줄의 짧은 시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꽃은 그대로 있었지만 산에 오를 때에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올라가는 일에 급급하여 여유가 없었던 게다. 시장도 똑같다. 전반적으로 상승세일 때는 웬만한 주식이라면 다 오른다. 그러나 조정국면일 때는 다르다. 대부분의 주식은 분위기에 휩쓸려 하락하기 마련. 반면에 숨은 매력이 부각되면서 굳건하게 상승하는 종목도 나온다. 당신은 어떤 종목을 원하는가? 물어보나 마나이다만.

“꽃”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종목이 있을지라도 전반적으로 시장의 분위기는 크게 상승할 낌새가 아니다. 코스피의 차트를 살피면 기술적지표는 과열권에서 주춤거리고 있으며(그러기에 언제라도 기술적지표는 ‘매도’ 신호로 돌아설 수 있으며) 거래량 역시 크게 늘지 않아 새로운 매수세가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증거도 없다. 요즘 여름 날씨가 엄청나게 더운데, 그 탓일까. 시장은 당분간은 축축 처질 공산이 높겠다.

물론 일목균형표로 따져 굳이 흠잡을 곳은 없다. 전환선은 계속 오르고 있고, 코스피는 일목균형표의 구름 위로 훨훨 날고 있으니 ‘대세’를 하락추세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당장 기술적지표들이 바닥이거나 혹은 매수신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지금은 강력한 상승세를 기대할만한 국면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과감하게 매수할 때도 의당 아니다.

지난주 금요일(7월 22일) 코스피의 장중저점은 일목균형표 전환선(2,004)에 닿았다. 전환선이 지지선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전환선이 지지선의 전부는 아니다. 전환선이 물러선다면 구름 상단(1,990)이 있고, 또한 그 아래로 기준선(1,957)이 지지선으로 힘을 써볼 참. 또한 그 이전에 심리적 지지선이 될 2,000선도 있다. 따라서 시장은 약간씩이나마 밀리겠지만 아래로 촘촘히 늘어서 있는 지지선에 걸릴 게고, 그러면서 바닥을 다지고 반등을 모색하는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목균형표 이론에는 구름의 두께가 얇을 때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다. 이번 주에서 다음 주까지 구름은 매우 얇다. 따라서 내 예상대로라면 코스피가 살짝 밀리다 구름에 닿을 텐데 그러면서 무언가 세상을 뒤흔들 변화가 나타나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에 비하여 달러-원 환율은 추세가 뚜렷하다. 그렇다. 확연한 하락세이다. 모든 지표들이 아래쪽을 향하고 있으며 일목균형표에서도 괘선들이 죄다 하락을 말한다. 지난주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환율은 주 초반 살짝 반등하더니 이내 내림세로 바뀌었다. 이번 주 역시 양상은 다르지 않을 터. 관심은 ‘방향’이 아니라, ‘어디까지’로 쏠린다. 과연 1,130원 선 마저 무너질까.

아직은 ‘예상 시나리오’ 수준이지만,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한다면 자칫 기록을 양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러-원이 현 수준에서 더 밀려 7월 15일에 나타났던 직전저점 1,130.40이 붕괴된다면 졸지에 환율은 1,120원대에 들어서는 셈인데, 이는 참으로 오래간만의 사건이다. 과거 데이터를 뒤져보면 달러-원이 1,120원 수준으로 내려선 것은 가깝기로는 올해 4월 20일(1,128.30)이었으나 그때는 1,130원을 살짝 무너뜨린 것에 그쳤고, 그 아래로는 작년 10월 19일(1,120.60)에 1,120원대 초반으로 밀린 적이 있다. 만일 이번에 하락 폭이 커져서 1,120원대 초반으로 내린다면 언론에서 즐겨 쓰는 표현대로 ‘9개월만의 일’이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예전에 달러-원이 1,120원대에서 그다지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하락 폭이 늘어나며 1,130원 지지선을 무너뜨리기는 하였으나 거기서 쑥쑥 더 밀리지는 않았다. 작년 10월이나 올해 4월 모두 1,120원 언저리에서는 추가 하락세가 나타나기보다는 오히려 금세 반등하였다. 결국 ‘역사의 경험’으로 말한다면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확률이 높다.

일목균형표의 괘선이나 혹은 RSI 등과 같은 기술적 보조지표들이 죄다 하락세이니 섣불리 어느 수준을 특정하여 바닥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 1,120원대로 접어들면 곧 반등하였던 터. 추세는 하락세이지만 여기서 공격적으로 ‘달러 숏’ 포지션을 늘려가기는 부담스럽다. 더구나 굳이 역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환율이 많이 밀리면 하다못해 ‘자율적 반등’이라도 나타날 사.

이제야말로 하락을 기다려 슬슬 ‘바이 온 딥’ 전략을 취하는 것이 어떨까? 물론 달러-원이 1,120원대에 들어선다면 말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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