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내년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주택가격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주택가격 조정을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하나금융 경영연구소의 '시중 자금흐름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보면 국내 가계자산은 주택을 중심으로 형성됐고 지난해 기준으로 가계 총자산 중 실물자산 비중은 63.1%를 기록했다.

가계자산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주거용 건물과 토지자산을 중심으로 늘었다. 보고서는 그동안 진행된 저금리와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로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실물자산 비중이 한층 커졌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가계자산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그 비중이 높다. 순자산 대비 비금융자산 비중은 미국이 34.9%, 일본이 44.3%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75.6%에 달한다.





<출처: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일반적으로 고령층은 은퇴한 뒤 대형주택에서 소형주택으로 이주하면서 노후에 쓸 자금(금융자산)을 마련한다.

보고서는 소형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대형주택과 소형주택 간 가격 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때문에 주로 대형주택을 보유한 베이비부머들이 부동산을 금융자산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도 통계청 장래가구추계를 분석, 1~2인 고령 가구 증가가 중소형 주택 선호 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주택담보대출에서 원리금상환 대출 비중이 커져 가계의 주거비가 늘고 있다.

보고서는 주거비 상승으로 저축 여력이 줄고 가계의 금융자산 형성이 어렵다며 특히 고령층은 은퇴 후에 대비해 금융자산을 먼저 사용함으로써 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이 다른 계층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출처: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는 부동산 핵심 수요층인 자산축적연령인구가 2018년 이후 감소하고 내년 하반기 이후 신규 입주물량 증가로 수급 불균형 이슈가 부각되며 주택가격의 조정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가 은퇴 이후에도 보유 주택을 매도할 가능성이 작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한호 광운대 박사는 지난해 한국지역개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베이비부머의 자가보유성향이 높다며 부동산에서의 자산 증가를 기대하는 비율도 높았다고 말했다.

소득구간별 자가보유 지속률을 조사한 결과 1억원 미만에서는 69%, 1억~3억원 86%, 3억~5억원 91%, 5억원 이상에서는 95%로 높았고 앞으로 자산증가를 기대하는 분야도 부동산이 72.6%로 많았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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