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60원선으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포지션'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강한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에 기댄 달러 롱포지션이 급격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통화(달러)가 너무 강해서 우리 기업들이 그들(중국)과 지금 경쟁을 못한다"며 "그것(달러 강세)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트럼프발 롱포지션은 끝나는 양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재정정책 확대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외환정책에 대한 여러 모순을 낳았다.

보호무역주의를 위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발하기보다 오히려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발언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위안화 약세를 지적하며 '환율조작국'을 거론했지만 사실상 위안화 약세는 달러 강세의 영향이 컸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워싱턴 프레스 클럽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제기한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이유로 환율조작국 딱지를 붙이려 하고 있다"며 "지금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그의 발언에서 비롯된 달러 강세는 취임 전에 대폭 조정되는 양상이다. 오는 20일 열릴 트럼프의 취임식에서 취임사에 따라 다시금 달러가 강세로 갈 수 있지만 트럼프 베팅은 한차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지난해 11월9일 미국 대선 이후 1,128.70원(장중 저점)에서 1차로 1,187.00원까지 올랐고, 이후 주춤하다 12월 미국 금리인상에 다시금 상승세를 보여 1,211.80원(올해 1월3일)까지 올랐다.

지난주 달러화는 금리 인상 이전 레벨로 복귀했으며 다시금 1,160원선으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완전한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하드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걷힌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달러 매도를 이끌 수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전일 연설에서 EU 단일시장 회원국 지위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대신 영국 정부가 2년 안에 EU와의 새 관계를 구축하길 원한다며 최종 브렉시트를 의회 표결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깔끔한 이별 선언은 시장에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지며 파운드화 급등을 유발했다.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는 환시에서 안전자산선호로 연결되며 달러-엔 환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달러-원 환율에서도 매도 요인이었다. 이번에는 좀 다른 차원에서 달러 매도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투자 심리 개선으로 달러 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 메이 총리의 이별 선언과 트럼프 당선인의 달러 강세 발언이 합쳐져 달러화 하락폭을 키울 여지가 있다.

미 달러 약세가 나타나면 그동안 하드 브렉시트로 내린 달러-엔 환율이 크게 반등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환시는 미국 금리인상과 달러 약세의 묘한 동거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수 있다.

서울환시 마감 이후에는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 연설이 예정돼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급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60.00/1,161.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174.50원) 대비 14.00원 급락한 수준이다. 저점은 1,161.00원, 고점은 1,169.5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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