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차그룹이 20년의 정몽구 체제를 뒤로하고 '3세 경영' 정의선 체제를 맞이한다.

장남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그룹 회장을 넘기는 정몽구 회장은 1999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에 오른 뒤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회사로 키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에 한 획을 그은 정몽구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에서 내려 오게 되면서 그간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로 도약시킨 그의 경영 업적에 대한 재평가가 예상된다.

지난 2월 19일 열린 현대차 정기이사회에서 정몽구 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세대교체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정몽구 회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공식적인 자리에 드러내지 않았지만, 여전히 현대차그룹에는 그의 '뚝심·현장·품질' 경영 철학이 흐르고 있다.

1938년생인 정몽구 회장은 한양대 공대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1970년 현대차 서울사업소 부품과장, 현대건설 자재부장, 현대차 서울사업소 이사, 현대정공(현재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산업개발 사장, 인천제철 사장, 현대중장비산업 회장 등을 연임했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과감한 결정을 많이 내려 아버지인 고 정주연 명예회장을 닮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부도 위기에 처한 기아차를 인수하는 통 큰 베팅으로 지금의 현대차그룹을 완성할 수 있었다.

품질경영과 현장경영 철학을 뚝심 있게 밀어붙여 경쟁력을 끌어올렸으며 그룹 연구·개발 총본산인 남양연구소를 설립해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빠른 성장을 일궈냈고 국내 부품업체들과 함께 진출해 동반 성장도 추구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헌액됐다.

또한, 1998년 9월 미국 시장에 도입한 10년간 10만마일 무상보증 조치는 뚝심·품질 경영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당시 포드와 GM이 3년간 3만6천마일, 도요타가 5년간 6만마일을 보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이러한 품질 경영을 앞세워 현대차그룹은 작년 말 기준 740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5위를 지키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대장게실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정 회장은 치료를 받으며 병세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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