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3일 연속 하락하며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하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존의 통화정책 방향을 고수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3.54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510엔보다 0.965엔(0.9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827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154달러보다 0.01116달러(0.95%)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2.45엔을 기록, 전장 122.44엔보다 0.01엔(0.01%)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96% 하락한 92.576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트레이더들이 안전자산 수요를 바탕으로 확보한 달러화에 대한 포지션을 대거 청산했기 때문이다. 달러 인덱스는 2주래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7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미 대선의 당선자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증시가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현상도 강해졌다. 장 마감 무렵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0.94포인트(1.98%) 상승한 28,398.60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8.55포인트(1.99%) 오른 3,511.9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2.46포인트(2.61%) 급등한 11,893.24에 거래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숫자인 매직넘버는 27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승자를 확정하지 못한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네바다(6명), 알래스카주(3명)를 모두 차지해야 당선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주에 개표중단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주에 재검표를 요구한 데 따른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시간주 개표를 중단해 달라고 낸 소송은 이날 1심에서 기각됐다.

바이든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중국의 위안화가 가파른 속도로 강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중국의 견조한 경제펀더멘털 요인까지 반영하면서다.

위안화는 벌써 바이든 시대가 개막된 것처럼 강세 흐름을 거침없이 이어갔다. 달러-위안 환율은 역외에서 한때 2년 이내 최저치인 달러당 6.5994위안을 기록한 뒤 6.6위안대에서 호가가 형성되는 등 급락하고 있다.

민주당이 상원을 차지해 의회와 백악관을 모두 장악할 것이라는 '블루웨이브'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희석되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전날부터 가파른 속도로 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스프레드가 3주래 최저치 수준까지 좁혀진 것도 달러화 약세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면서 완화 정책을 추가로 시사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대규모 재정지출이 없다면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다른 분석가들은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배녹번글로벌포렉스 수석 시장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달러화가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재정적자가 큰 나라, 경상수지 적자가 큰 나라는 세계의 자금을 빨아들이기 위해 많은 이자율 프리미엄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침체와 낮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높은 이자율 프리미엄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K자산운용 외환 전략가인 보리스 슐로스버그는 "투자자들은 국정을 탄탄하고 정상적으로 되돌릴 민주당 대통령과 공화당의 상원 장악이라는 구상을 좋아한다"고 진단했다.

DRW 트레이딩의 시장 전략가인 루 브리엔은 "이전 회의의 메시지와 사실상 변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닛코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존 베일은 "지난 며칠간 유로가 오락가락했지만 결국 바이든 승리라는 시나리오에 근거해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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