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따른 영향 등을 반영하면서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1조8천500억 유로로 5천억 유로 증액했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파운드화는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18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200엔보다 0.020엔(0.0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42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0790달러보다 0.00637달러(0.53%)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52엔을 기록, 전장 125.87엔보다 0.65엔(0.52%)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9% 하락한 90.871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은 미국의 재정 부양책이 연내 타결될 수 있을지 시선을 고정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이날도 나오지 않았다. 재정부양책이 통과되면 달러화 약세가 더 깊어질 수 있었지만, 양측의 이견만 노출되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됐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재정 부양책에서, 많은 진전을 보인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원의원들과 얘기를 나눴다"며 "추가 부양 협상이 오늘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양책 합의에 이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측은 백악관과 온도 차이를 보였다. 매코널 대표의 보좌관은 하원과 상원의 지도부 보좌관들에게 1천600억 달러의 지방정부 지원과 일시적인 책임 보호 조항은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연내 부양책을 통과시킬 것이란 의지를 재확인했다. 펠로시 의장은 오는 18일까지 부양책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연말 의회의 휴정 없이 부양책 합의 시까지 문을 계속 열 것이란 의지를 표했다.

ECB는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III)의 운영 조건도 재조정하는 등 시장의 기대 대로 완화적인 스탠스를 강화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화 강세에 대해 불편함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유로화 절상이 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유로 환율을 매우 유심해서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ECB의 조치가 당초 전망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과 2021~2027년 EU 장기 예산안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도 유로화 강세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장기 예산안과 회복 패키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부터 EU 정상들은 7천500억 유로 규모의 경제회복기금과 1조740억 유로 규모의 2021∼2027 EU 장기 예산안을 논의해 왔다.

유럽과 영국의 미래관계 설정을 위한 정상 간 협상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파운드화 약세를 부추겼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날, 무역 협상을 재개해 13일까지 72시간 안에 결론을 내기로 했다. 양측은 미래관계에 매우 큰 이견이 있으며, 서로 맞출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영국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파운드화는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파운드화는 전날보다 0.74% 하락한 1.32972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고용지표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3만7천 명 늘어난 85만3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73만 명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지난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상승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1% 상승을 상회했다.

TD증권 전략가들은 "ECB 회의 이후 유로화가 상승한 것은 몇몇 시장 참가자들은 더 많은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번 정책 조정은 예상됐던 내용이다"고 전했다.

TD증권 전략가들은 "이 움직임에 대해 아직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면서"더 큰 부양책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약간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먼웰스뱅크의 외환분석가인 캐럴 콩은 "이번주에 (EU와 영국간)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영국 파운드화가 1.28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 부양책이 조만간 타결되면 달러는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내년 중반까지 2018년 4월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던 수준인 유로당 1.24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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