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부양책 승인 거부 가능성을 주목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재정부양책에서 현금 지급 규모를 3배로 증액하는 등 일부 조항에 대한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전 8시 30분께 (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상승한 0.925%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오른 1.664%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 수준과 같은 0.11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79.8bp에서 이날 80.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은 의외의 암초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재정부양책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영상메시지에서 전날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경기부양법이 "정말로 수치"(It really is a disgrace)라면서 서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금 지급 규모를 3배로 증액할 것으로 요구하는 등 의회를 압박했다.

이에 앞서 미국 하원은 표결을 통해 경기 부양 법안을 359 대 53으로 통과시켰다. 상원도 91 대 7로 가결했다. 이번 부양책은 올해 3월 2조3천억 달러(2천550조 원)에 이어 미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표결 결과를 등을 고려해 미 국채시장은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미국 의회가 압도적으로 통과시킨 재정부양책이 결국은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이 있으면 영국발 승객 등에 대해 국경을 재개방할 것이라는 프랑스의 발표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풀이됐다.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발 승객과 화물 기사 등이 72시간 내 받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내면 프랑스로 갈 수 있다.

이런 조치는 유럽 각국이 항공편과 유로스타 등 영국발 교통편에 대한 봉쇄조치에 발 빠르게 나선 직후 나왔다.

미국 경제지표는 호전되거나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지난 10월의 1.8% 증가, 9월의 2.1%와 비교해서는 증가 폭이 다소 줄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0.5% 증가는 상회했다.

지난 19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8만9천 명 감소한 80만3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88만8천 명보다 적었고 3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1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4%(계절조정치) 감소했다. 지난 4월 이후 첫 감소세였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4% 감소에 부합했다.

라보뱅크 분석가들은 "전반적으로 (트럼프의 트위터) 비디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주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전히 이 법안이 올해 법안으로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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