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위험선호 현상의 강화 등으로 또 내렸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중간 환율을 2005년 이후 최대폭으로 내려 고시하는 등 위험통화의 강세가 두드러져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2.69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3.144엔보다 0.446엔(0.43%)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293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2491달러보다 0.00446달러(0.36%)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25엔을 기록, 전장 126.34엔보다 0.09엔(0.07%)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4% 하락한 89.498을 기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1%나 내린 6.4760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이 2005년 7월 달러 페그제를 폐지한 이후 최대폭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급락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중국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고시 중간 환율의 상하 2% 범위에서 거래된다.

새해 들어서도 위안화의 강세 흐름은 거침이 없다. 위안화 절상에 대해 투자자들이 경계하면서 위안화의 매도세를 촉발하기도 했지만, 인민은행의 조치는 외환시장의 위험선호 심리를 오히려 강화했다.

중국의 3대 국영 통신회사의 주식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계속 거래될 것이라는 소식도 위험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NYSE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통신회사의 상장 철회를 더는 진행할 의도가 없다면서 관계 당국과 논의를 거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43위안대에 호가가 되는 등 가파른 절상 흐름을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안감도 달러화 약세를 제한하지 못했다. 독일은 사적 모임에 가구 외 1명만 참석을 허용하는 등 강력한 봉쇄조치를 도입했다. 영국도 확진자가 6만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봉쇄 조치를 강화했다. 미국은 누적 확진자가 2천75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백신 보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가 강화됐다. 금융중심지인 뉴욕주의 누적 감염자수도 지난 주말 100만 명을 넘었다. 미국 주 가운데 누적 100만 명 문턱을 넘어선 것은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에 이어 네 번째다. 코로나19에 걸려 숨진 미국인도 35만 명을 넘었다.

미국 조지아주의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도 외환시장의 주요 재료가 될 것으로 진단됐다. 민주당이 2석을 모두 가져가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달러화 약세를 부추길 수도 있어서다.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에다 민주당이 의회까지 장악할 경우 초대형 재정부양책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7.5에서 60.7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8년 8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7.0도 큰 폭 웃돌았다.

오안다의 선임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조지아 선거에 대한 견해 차이가 크다"면서 "사람들은 여기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당일 공화당원들의 행적을 토대로 볼 때, 그들이 적어도 이들 중 한 곳의 결선투표에서 이길 것이라는 믿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민주당이 장악하는 상원에서 예상되는 막대한 재정 지원에 대해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방향으로 너무 심하게 움직였고 당장은 달러인덱스가 일정 부분 핵심 지지선에 있기 때문에 현 수준에서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달러 반등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는 게 불가피해질 것"이라면서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인가 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달러 약세 베팅의 과도한 포지셔닝은 풀려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삭소뱅크의 시장 전략가인 엘리노어 크리그는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는 전날 움직임에 따라 달러-위안이 6.44위안까지 강해졌고 6.42위안까지 넘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안화 절상 고시는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중국 3대 국영 통신사의 상장폐지 계획을 폐기한다는 뉴스와 함께 위안화 강세 거래자들을 물러서게 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MUFG 은행의 리 하드먼은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따라미·중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면서 중국 위안화가 앞으로도 달러 대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중국에 대해 "덜 호전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형성되면서 진작부터 위안화를 띄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정책 긴장과 불확실성의 감소는 위안화를 더 지지할 수 있는 뒷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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