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복귀에 걸림돌이 됐던 '취업제한'이 다음 달 해제될 예정이어서 ㈜한화 대표이사로 복귀할 지 관심이다.

2014년 배임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물러난 지 7년 만이다.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그룹 총수로서의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취업제한 해제의 실질적 의미가 크지는 않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경영일선 복귀를 막아왔던 족쇄가 공식적으로 풀린다는 점에서 이전보다는 경영 보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재계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다음 달 18일 취업제한이 해제된다.

김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2012년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심에서는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이후 2014년 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김 회장에 대한 형은 이때 확정됐다.

집행유예로 구속 신분에서 벗어난 김 회장은 자유의 몸이 됐지만, ㈜한화와 한화케미칼을 비롯한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상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임원으로 있으면 화약류 제조업 허가가 취소될 수 있어 김 회장은 ㈜한화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한화케미칼 대표이사직도 특가법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관련 회사에 취업한 경우 업무가 제한될 수 있어 포기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직급상으로는 회장 타이틀을 유지하고 실질적으로도 총수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핵심 계열사의 이사회 멤버로서 공식적으로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는 대표이사는 아니었다.

재계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다음 달 취업제한 해제 후 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 대표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앞서 2007년 9월 '보복 폭행' 사건으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한화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이듬해 특별사면을 받자 곧바로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전례가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앞으로 2~3년간 산업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미래 모빌리티와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회장이 대표이사에 복귀해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다면 그룹 내 주요 핵심 기업들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세 아들의 승계를 위한 작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가 전무로 승진했다.

작년 말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은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상무보)으로 입사하면서 다시 그룹으로 돌아왔다.

김동관 사장이 38세로 아직 젊어 당장 3세 승계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김 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면서 세 아들에 중책을 맡겨 승계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주사 격인 ㈜한화 지분 22.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러나 아들 3형제의 ㈜한화 지분이 7.7%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지배구조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 등에서는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승계 작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승계 과정에서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국민감정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는 등의 숙제도 남아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아 재계의 맏형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회장은 2010년과 2017년, 2019년에도 전경련 회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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