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김경림 기자 = 성과급을 둘러싼 SK그룹 직원들의 불만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과 관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연봉을 반납하겠다면서 직원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번엔 SK텔레콤 직원들도 성과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4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 노동조합은 최근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박정호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1조3천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급증했다.

노조는 주주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된 주식으로 예측한 바에 따르면 올해 성과급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올해 성과급 규모에 대해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 측은 "현재의 납득할 수 없는 금액 수준이 아니라, 힘든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구성원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이에 대한 경영진의 충분한 소통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을 실적에 연동해 상관관계를 공개하고 전사 성과급의 평균치를 공개할 것도 요청했다.

아울러 대다수의 구성원이 평균 금액에 미달하는 기존 방식의 성과급 체계를 전면 개편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SK텔레콤 측은 "아직 성과급 규모와 지급 액수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라며 "노조는 직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주장이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84% 증가한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고도 연봉의 20% 수준으로 초과이익배분금(PS)이 책정되자 직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PS는 전년 실적이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주는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연봉의 20% 수준으로 PS를 지급한다고 지난달 28일 공지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지난해 경영 실적이 매우 좋았음에도, 실적이 좋지 못했던 전년과 수령하는 액수가 같은 수준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반납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석희 사장도 PS 책정 방식을 설명하며 사과했다.

이석희 사장은 실적은 개선했지만 PS의 산정 기준인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고려하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에서 법인세 등을 제한 금액의 20%를 산정한 것"이라며 "EVA는 매년 달라지며 선제 투자 확대로 인해 당장 EVA가 양호하게 나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구성원들이 2019년분 특별 기여금과 지난해분 PS가 같아 의구심을 갖는 것을 안다"며 "2019년에는 실적부진으로 목표 EVA를 달성하지 못해 아예 PS를 지급할 수 없지만 동기 부여를 위해 특별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에 이어 이 사장이 이처럼 사내 불만 달래기에 나섰으나 직원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편이라고 전해진다.

특히 노조 등은 EVA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EVA는 대외비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일단 양측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이날 오후 경기 이천캠퍼스와 충북 청주캠퍼스에서 각각 노사협의회를 열었다.

이번 협의회에서 PS 산정 기준과 방식에 대한 의견이 오고 갈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PS 지급 규모를 당장 늘리거나 산정 방식을 바꾸기보다는 일단 서로 소통하고 협의를 시작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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