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리플레이션 베팅이 강화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 흐름을 재개한 반면 호주 달러 등 원자재 통화는 뚜렷한 강세 흐름을 굳히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도 연 1.45%를 찍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본격적으로 반영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5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6.15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871엔보다 0.279엔(0.26%)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212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666달러보다 0.00454달러(0.37%)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63엔을 기록, 전장 128.80엔보다 0.83엔(0.64%)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3% 하락한 89.849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가 1월 초 이후 최저치 수준까지 내려서는 등 외환시장에 리플레이션 베팅이 완연해지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지면서다.

일본 엔화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106.00엔도 위로 뚫는 등 약세 흐름을 재개했다.

일본 엔화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스위스 프랑화의 약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유로-스위스프랑은 이번 주 들어 급등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 피난처였던 스위스프랑을 던지는 등 위험선호로 돌아서면서 유로-스위스프랑은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여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강화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날까지 이틀 연속 미국 의회에 출석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재확인했다. 그는 경제가 더 회복될 때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막대한 자산 매입도 지속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용시장에 슬랙(완전고용과 현재 고용수준의 차이)이 많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데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는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1조9천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재정 부양책도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서다. 여기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속도를 내면서 미국을 넘어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 유가도 연초대비 30% 이상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원자재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선호의 프록시 통화 가운데 하나인 호주 달러화도 가파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 달러화는 위험선호 심리 강화를 반영하면서 한때 0.8000달러를 위로 뚫는 등 3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다.

영국 파운드화도 달러화에 대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에서 경제를 조기에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면서다.

유로화도 달러화에 대해 1.22달러를 기록하는 등 한 달 만에 최고치 수준을 회복하며 강세 흐름을 재개했다.

미국 경제지표도 리플레이션 베팅을 뒷받침했다.

지난 20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1만1천 명 감소한 73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84만5천 명을 대폭 밑돌았으며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 4분기(10~12월) 미국의 경제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로 4.1%로 집계돼 속보치 4.0%보다 상향 조정됐다. 시장 예상치 4.2%에는 소폭 미치지 못했다.

MUFG의 외환 분석가인 리 하드먼은 "세계 성장률 전망 개선은 완화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에 의해 계속 지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장은 현재 거래 환경이 원자재 관련 통화 강세에 대한 지지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주 달러-달러의 매수 포지션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ING의 글로벌 시장 헤드인 크리스 터너는 "스위스 프랑화 약세는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엄청난 자신감의 표시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23시 3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