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미국 국채 수익률 반락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된 데 따른 숨고르기도 진행된 것으로 풀이됐다. 달러화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 등으로 달러 인덱스가 한때 93.439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강세를 이어왔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0.60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727엔보다 0.120엔(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77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265달러보다 0.00510달러(0.43%)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0.25엔을 기록, 전장 129.84엔보다 0.41엔(0.32%)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4% 하락한 92.899를 기록했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해졌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200일 이동평균선을 무너뜨리는 등 달러화 강세가 그동안 너무 가파르게 진행된 영향이다.

달러-엔의 경우 전날 한때 110.965엔까지 치솟는 등 111엔대를 넘보면서 2016년 후반 이후 가장 가파른 월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유로화도 한때 1.17019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을 견인했던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진정 기미를 보인 영향도 반영됐다. 미 국채 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단숨에 1.7%대에 진입한 뒤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면 1.6%대로 반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사회기반시설) 건설 계획이 금리 수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탐색전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됐다. 이번 부양책은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제 대책과 별개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이르는 매머드급 재정부양책이 실시되는 셈이다

최근 가파른 달러-엔 환율의 상승 배경으로 일본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 증가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됐다.

CNBC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 히타치(日立)제작소는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 글로벌로직을 인수할 예정이다. 히타치는 96억 달러(약 10조8천221억 원)를 투입해 스위스 사모펀드 등 기존 주주로부터 글로벌로직의 주식을 전량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최근 달러-엔 상승세가 해당 합병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달러화 강세를 돌려세우는 데 한몫한 것으로 풀이됐다. 수치가 다시 늘어나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다. 미 노동부는 1일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6만1천 명 증가한 71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67만5천 명을 웃돌았다.

지난 3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 지수는 3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경기회복을 예고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60.8에서 64.7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0개월 연속 확장세며 1983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61.7도 상회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50 위면 확장 국면이란 뜻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도 양호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미국의 긍정적인 지표 영향력이 상쇄됐다.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은 이날 유로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62.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7년 6월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이제 '성금요일'(부활절 전 금요일)로 증시가 휴장하는 2일에 발표되는 3월 비농업 신규고용 등 고용지표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시장은 신규고용이 65만 명 증가했을 것으로 점치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100만 명가량 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경우 달러화 강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템푸스의 외환 전략가이자 트레이더인 후안 페레즈는 "다른 지역에서 엄청난 진전이 없는 한 달러화 강세는 유효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가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종식을 위해 겨우 겉면만 긁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게 (달러화 강세의) 진정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경제 전반의 가장 큰 문제인 실업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노무라증권의 외환 전략가인 고토 유지로는 "달러-엔이 금리 차이에 특히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백신 출시와 재정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팬데믹(대유행)으로 주춤했던 일본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에 따른 엔화 매도세도 되돌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웨스트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엘리엇 클라크는 "세부적인 면에서는 이 새로운 방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된다면 미국 경제에 확실히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제안된 인프라 및 투자 이니셔티브 중 2조 달러는 8년에 걸쳐 분산될 것"이라면서 "더군다나 순수한 부양책의 규모도 2조 달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법인세율이 21%에서 28%로 인상된 것은 물론 다국적 기업이 해외 이익에 대해 지불하는 세율 등으로 15년간 상쇄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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