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한국기업평가는 철강, 택배,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기평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산업별 신용도 이슈와 방향성 점검' 주제로 웹세미나를 열어 "작년 코로나19는 철강업계에 '전방 수요 감소'라는 병을 줬으나 현재는 '고철가'란 약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 상반기 철강업체는 코로나19로 실적이 크게 저하돼 가동률을 낮추고 운전자본 관리를 강화하는 등 불황 장기화에 대비했다.

그러나 전방산업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철강 수요가 급격하게 확대되자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기평은 "자동차, 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회복으로 원재료와 철강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하반기 국내 철강업의 영업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외 철강사들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설비를 재가동하는 등 철강 공급량 확대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글로벌 철강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점과 탄소중립, 안전 문제 등이 철강 생산 비용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올해 상반기 동국산업과 동국제강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하고 세아베스틸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유준기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가 철강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백신 보급 확대와 팬데믹 적응력이 재고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인프라 투자 집행 속도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택배업도 수요 성장세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기평은 "팬데믹 이후에도 소비자와 상품을 최종 연결하는 택배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류업계 내외부에서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정책 지원도 활성화되는 점은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은 각각 2022년과 2023년에 메가허브터미널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한기평은 "허브터미널을 통한 대규모 물량 확보로 원가가 감소하는 등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현될 것"이라며 "향후 풀필먼트 시스템까지 안착한다면 사업 펀더멘탈이 강화돼 실적도 개선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재무부담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훈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물류업 전망에 대한 질문에 "물류업체는 양적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인 성장으로 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이다"며 "택배업은 라스트 마일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고 답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코로나19는 전후방 산업에서 물류업에 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물류업체는 유통업, 제조업 등 기존 고객과 경쟁·협력 관계로 관계가 재정립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에 대해선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 비대면 수요 가속화와 온라인 경제 활동 활성화가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전반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우호적 사업환경과 영업실적 기조가 이어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한기평은 반도체 전망에 대해 "D램은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에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며 견조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이나 낸드는 높은 수요 변동성에 분기 단위로 흑자, 적자 전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부문 인수, 반도체 업황 호조로 현금창출력이 제고돼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프리미엄 시장 성장하고 TV와 스마트폰에 쓰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출하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휴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체의 차량용 반도체 진출에 대해선 "차량 전장화, 친환경차 판매 증가로 높은 수요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중 국내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 여력이 낮다"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중심으로 연간 10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류업계는 "팬데믹 상황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소비자 구매력 약화로 하반기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이지만 사업체의 경쟁력에 따라 실적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기평은 브랜드파워와 교섭력을 보유한 상위 업체는 명품 브랜드와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양호한 영업실적을 유지할 것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노후하거나 낮은 벤더 지위 등 사업경쟁력이 열위한 업체는 영업실적이 저하될 것이라 봤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계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등이 이어져 지역 다각화를 통한 국가 리스크 완화 수준이 사업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은 상반기 패션그룹형지와 형지아이앤씨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OEM 업체인 이오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장미수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의류업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선 "인건비 상승과 유가 리스크 등으로 의류제조업계의 탈중국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인건비가 저렴하고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동남아로 생산 기반 이전이 예상한다"고 답했다.

다만 "일부 동남아는 불안정한 정세로 공급망 교란이 내재돼 있다"며 "생산 기반 다각화를 통해 제품 조달 능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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