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 맞벌이 부부는 13년 전 결혼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전셋집에 살고 있다. 5년 전에 내 집 마련할 기회가 있었지만, 아내의 얘기를 귀담아듣지 않아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새해에는 꼭 내 집 마련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종잣돈이 부족해서 대출금 받아야 할 형편이다. 그런데 대출금 한도도 줄고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걱정이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상태라 내 집 마련에 확신이 서지 않고 있다.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 및 내 집 마련 전략이 궁금하다.

주택 가격의 주된 상승 원인은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할 때 나타난다. 여기에 유동자금이나 금리 등도 주택의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9월말 현재 통화량(M2)은 3천411조원을 넘어서면서 작년말(3천70조원) 대비 9% 증가했다. 이렇게 풍부한 유동자금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또 금리의 경우 지난달 25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해서 1%가 됐다. 기준금리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다.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주택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의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대출금 이자 부담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LTV(주택담보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또한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주택의 가격이 9억원 이하 LTV 40%, 9억원 초과 15억원 미만 LTV 30%가 적용되고 있다. 게다가 15억원이 초과되는 주택은 한 푼도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렇게 대출 규제가 강력한 때에는 금리의 상승 또는 하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이 가능한 6억원대의 주택이 많이 사라진 상태다. 실수요자가 매수할 아파트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새해에도 대출 규제가 계속되면 실수요자 시장은 휴화산 상태가 될 수 있다. 한편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으로 청약시장은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의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3기 신도시 청약시장도 수요자가 많아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의 경우 6억원 미만의 주택이 많아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하기에 좋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천을 비롯해 광명, 판교, 하남 등 서울과 지하철 교통망이 연결된 지역은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주택의 단기 공급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지속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주택의 공급이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가장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 주택가격의 안정은 단기 공급에 달렸다. 주택의 신규 공급은 단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주택자의 매물이 공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 인하가 필수적이다. 주택의 매매시장과 전·월세 시장은 연동되어 있다. 매매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월세 시장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월세 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종부세 인하는 불가피해 보인다. 주택의 보유세는 임차인에게 전가되면서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전셋집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전셋값이 상승하게 되면 임차인이 주택 매수에 나서면서 매매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

누구나 새해 소원은 한 두 개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무주택자의 경우 내 집 마련에 대한 간절한 소원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내 집 마련에 절실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 5년간 아파트 가격은 108.5%, 경기지역은 85.1%, 부산지역은 55.4%, 강원지역은 19.4%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는 상승하고 있고 대출금 한도도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분명 저금리 시대다. 금리만 놓고 보면 내 집 마련하기에 딱 좋은 시점이다. 자금계획이 서 있다면 내 집 마련을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때 가격이 더 내려가기를 기다리다가 매수 시점을 실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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