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윤정원 기자 = 최근 국고채를 비롯해 채권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만은 더디게 하락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은행들이 만기가 3개월을 웃돌거나 미치지 못하는 CD를 주로 발행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CD 91일물 금리가 은행의 대출 금리와도 연동된 만큼, 소극적으로 발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연합인포맥스 CD발행·만기 종목정보(화면번호 4360)에 따르면 올해(2023년) 들어 발행된 14건의 CD 가운데 만기가 3개월 언저리(86~96일물)인 경우는 경남은행이 지난 3일 발행한 90일물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올해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그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3개년(2020~2022년) CD 발행 추이를 살펴보니, 3개월물 근처(86~96일물, 아래 3개월물) CD 발행액이 전체 CD 발행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0.1%, 2021년 20.6%, 2022년 34.3%로 나타났다.

3개월물 발행 비중이 통상 20~30% 정도로 적긴 했지만, 지난해에는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그런데 시계열을 최근으로 좁혀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한국은행의 긴축 속도조절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9월 이후를 살펴보면 그렇다.

지난해 9~12월 CD 3개월물 발행액은 2조4천4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발행액(15조2천360억원) 대비 16.0%에 불과했다. 이 경향이 지속돼 올해는 3개월물 발행이 14건 중 1건, 7%에 그친 것이다.

이처럼 CD 3개월물 발행이 급감하는 것은 CD금리가 91일물을 기준으로 고시되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CD 고시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3개월물 발행을 자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CD 고시 금리는 시중은행이 발행한 CD에 10개 증권사가 금리 평가를 하고 이중 최고치와 최저치를 제외해 평균값을 구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증권사는 보통 91일물 CD 발행을 참고한다.

CD 고시 금리가 대출금리와 연동되는 만큼, CD 3개월물 발행이 줄어들면서 민간으로 부담이 전이됐다는 비판이 가능한 지점이다.

A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최근 은행의 자금 상황이 나쁘지 않다. CD를 꼭 찍어야 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은행 대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3개월물을 발행할 수요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올해 들어 갑자기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급락했는데, 시장 참가자들은 이런 현상이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CD금리를 당장 낮출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오는 13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지나면 CD금리도 정상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은 금통위가 25bp 인상할 것이 유력한 상황인데, 그 전에 CD금리 하락이 급격하게 이뤄지면 금통위 이후 CD금리가 다시 상승하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는 취지다.

C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CD금리가 거의 오르지 않는 식으로 반응할 듯하다"면서 "CD금리가 금통위 이후에는 방향성을 찾아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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