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을 비롯해 일본, 한국 등 주요국 주가지수가 전고점을 깨고 상승하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바야흐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지수가 올해 들어 30% 이상 올랐고, 같은 기간에 한국 코스닥지수도 30.81% 치솟았다. 특히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7%가량 상승하면서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설명:나스닥,니케이225,코스닥지수 추이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AA-' 신용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동일만기 국고채 금리대비)도 지난해 12월 180bp 근처까지 확대됐으나 최근에는 80bp 전후에서 하향 안정되고 있다. 원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에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외환시장에서 1,440원을 훌쩍 넘었던 달러-원 환율은 다시 1,300원 아래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설명:국고3년 및 회사채(AA- 등급) 금리 및 스프레드 추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고착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우려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대세로 굳어지는 것일까. 실제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 중국의 경기부양책 가속화 등이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미국에서 부채한도 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하반기에는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 적어도 지금보다 경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심리 등이 위험자산 선호를 부채질하고 있다.

물론 국내외 여건에 일부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우세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가 본격화되려면 기본적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확신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설명: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금융시장의 선행성을 감안하더라도 경기 회복에 기댄 실적장세를 기대하기엔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 경기 바닥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으나 이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반도체 수요 둔화와 수출 부진 등을 근거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통계청이 6월 초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봐도 제조업 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경기 상황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2p 하락했다.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제품을 제대로 팔지 못하고 재고를 늘리는 상황에서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뜻이다.

더욱이 국내외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시장금리 하락세도 주춤해지는 모양새다. 국내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는 와중에서도 국내 은행권의 여수신금리가 낮아지면서 안전자산인 은행으로 몰렸던 시중자금이 자산시장으로 풀리면서 이른바 유동성 장세에 힘을 보탠 게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전개된 채권과 주식의 동반 강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고 미국 연준도 추가 긴축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결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가격에 선반영하면서 정책금리를 밑돌고 있는 채권금리가 당분간 크게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지금은 위험자산에 무턱대고 올라타기보다는 자산시장에 연료를 공급한 시장금리 하락세, 그리고 글로벌 중앙은행의 '피벗' 등을 점검해야 할 시기다. (취재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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