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엔 환율 틱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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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 예상보다 더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달러화가 올랐지만 금리인하 기대가 큰 타격을 입지 않으면서 달러화는 다시 내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이 3월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한걸음 물러선 입장을 보였지만 달러화는 상승폭을 반납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5.403달러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5.802엔보다 0.399엔(0.27%)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713달러로, 전일 마감가 1.09650달러에서 0.00063달러(0.06%)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59.52엔으로, 전일 159.87엔보다 0.35엔(0.22%)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406에서 0.06% 하락한 102.344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유럽에 이어 미국 인플레이션도 반등한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3.4% 올라 월가 예상치인 3.2%를 웃돌았다. 전월대비 상승폭도 0.3%로 높게 나타났다.

근원 CPI도 전년대비 3.9% 올라 월가 예상치인 3.8%를 넘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반등한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전일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됐지만 아직 물가안정 목표와 거리가 멀다며 금리를 '당분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 연준의 금리인하가 바로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올해 3월 금리인하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까지 지속 가능한 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12월 CPI가 예상했던 것과 비슷했다"며 데이터를 좀 더 봐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좋은 경로를 걷고 있지만 연착륙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싶다"며 "인플레이션이 2%로 가는 경로에 있으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12월 CPI가 향후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해 "확신을 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와 일부 연준 당국자들의 긴축 유지 발언의 간격은 아직 좁혀지지 않고 있다.

CPI 발표 직후 CME그룹의 페드와치 툴에 반영된 3월 미 연준의 25bp 금리인하 확률은 오히려 70.0%로 높아졌다.

달러-엔 환율은 CPI 발표 직후에는 146엔대로 급격히 올랐다.

지난해 연말을 지나는 동안 일본과 미국의 통화정책 격차가 반영되면서 일부 엔화 강세가 나타났던 흐름은 새해들어 되돌림 장세를 보였다.

일본의 완화정책이 종료되고 긴축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와 미국 긴축이 종료되고 완화 기조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동시에 반영되던 흐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연말 140엔대로 떨어진 후 점점 반등했다.

하지만 장후반 달러-엔 환율은 상승폭을 반납한 채 145엔대로 레벨을 낮췄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9달러대에서 미국 CPI 발표 직후 1.093달러대로 급락했으나 차츰 1.097달러대로 지지됐다.

미국 CPI 반등에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던 부분이 오후에는 다시 전환됐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의 견조한 고용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6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직전주보다 1천명 줄어든 20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1만명을 밑돌았다.

유럽 지표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해 3분기 경상수지는 854억유로 흑자(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4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퀼터 인베스터스의 린제이 제임스 투자 전략가는 "예상보다 높은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미국 연준의 2024년 금리인하 기대에 약간의 타격을 주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며 "지표는 올해 예상되는 금리인하 규모의 효과를 보던 금융 시장에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머니마켓은 현재 5회 정도 금리인하를 예상하지만 연준이 시사한 3회 금리인하가 더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밸리두스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라이언 브랜험 북미글로벌 자본시장 헤드는 "예상보다 높은 미국 헤드라인과 근원 CPI는 연준의 '더 오래, 더 높이'에 대한 주장을 지지하며, 이는 달러화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며 "이런 최근 수치는 매파에 활력을 불어넣고, 2024년에 보인 달러 강세와 미국 채권수익률 상승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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