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달러-원 환율은 상·하방 재료를 소화하며 1,34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달러-원은 간밤 역외 달러-원 상승 등을 반영해 상승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12월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웃돌았고 시장은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를 또다시 축소했다.

간밤 미국채 2년과 10년 수익률도 전장 대비 각각 13.91bp, 4.48bp 상승했다.

이 같은 재료는 달러-원에 상방압력을 줄 수 있다.

미국 소비가 탄탄하다는 데이터는 소매판매 지표뿐만이 아니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가계지출 조사에서 전년 동기 대비 월별 가계지출 증가율 중앙값은 지난해 8월 5.5%에서 12월 5.0%로 감소했으나 2019년 12월의 팬데믹 이전 수준인 2.5%를 훨씬 웃돌았다.(첫 번째 차트)

또 향후 1년간 월별 가계지출의 예상 증가율 중앙값은 8월 3.4%에서 12월 3.0%로 감소해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두 번째 차트)


첫번째 차트. 뉴욕 연은 자료.

 


두번째 차트. 뉴욕 연은 자료.

 


미국채 20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약세를 보인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시장이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할 때는 미국채 입찰도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간밤 미국채 20년물 입찰에서 4.423%에 낙찰됐다. 매각 전보다 9bp 높았다. 이는 투자자가 입찰 시 프리미엄을 요구했다는 의미다. 또 응찰률은 2.53으로 작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위안화와 엔화 등 아시아통화 약세가 이어지면 원화에도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

전날 중국이 여러 경제지표를 발표한 후 위안화는 약세압력을 받았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2%로, 당국 목표치(5% 안팎)에 부합했으나 다른 경제지표는 중국 경제회복세가 고르지 못하다는 걸 보여줬다.

중국 12월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 침체 우려가 불거졌다.

디플레이션 압력도 여전했다. 물가의 광범위한 척도인 GDP 디플레이터는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1.5% 내려 3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긴 하락세다.

중국 인구도 감소세를 지속해 시장 우려를 키웠다.

그럼에도 전날 아시아 오전장에서 위안화 약세압력이 일부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 중국 국영은행들이 심리적으로 중요한 달러당 7.2위안 수준을 방어하기 위해 개장 시점에 달러를 매도했기 때문이다.

또 전날에도 중국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예상보다 818핍 낮게 고시하며 위안화 안정의지를 나타냈다. 최근 중국 당국은 역내 달러-위안을 현물환보다 낮은 7.10 부근으로 고정하고 있다.

달러-엔은 시장의 연준 금리인하 기대 축소 등에 상승하며 148엔대로 올라섰다.

국내증시가 간밤 뉴욕증시를 따라 하락하면 달러-원에 상승압력을 더할 수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5% 내렸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0.56%, 0.59% 하락했다.

최근 국내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전날 커스터디 매수세가 평소보다 더 유입했다.

시장은 지정학위험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17일(현지시간) 북한의 군사 정찰 위성 발사와 관련, "(북한의) 전쟁 능력 보유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는 이날 서울에서 최근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 긴장과 북러 협력 등에 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중동과 홍해긴장도 여전하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그동안 하마스 지지 차원에서 전쟁에 개입해온 헤즈볼라와 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예멘 남부 해상에서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선박에 불이 났다는 소식도 있다. 이 공격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소행이 유력해 보인다.

수급상 결제수요 등 추격 매수세도 달러-원 상승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

◇ 외환당국 방어막…파운드화·유로화 반발

다만 네고 등 고점 매도물량은 달러-원 상승압력을 제한할 수 있다. 전날에도 역내에서 네고가 우위를 보였다.

달러-원 단기 고점을 확인한 만큼 네고가 많이 유입하면 달러-원이 하락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달러-원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전날에도 외환당국은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달러-원 급등세가 적정한지 주의 깊게 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달러-원은 1,346원에서 1,342원으로 내리며 장중 상승폭을 일부 축소했다.

또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 추정 물량도 유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참가자는 당국이 아니었으면 달러-원이 추가로 상승했을 것이라며 당국이 1,340원대 중반에서 선을 그어준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달러-원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부담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간밤 미국 12월 소매판매 호조와 미국채 수익률 상승에도 달러 강세는 일부 제한됐다.

유로화와 파운드화 강세 때문이다. 이 같은 재료는 달러의 독주를 제한하고 원화 약세압력을 일부 줄여줄 수 있다.

간밤 달러인덱스는 103.383으로, 전장 대비 0.01% 올랐다. 전장 서울환시 마감 무렵보다는 0.18%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12월 소비자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아 잉글랜드은행(BOE)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343.0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44.20원) 대비 1.15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yg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5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