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서울외환시장은 향후 글로벌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미국 달러 매수에 나서 달러 강세를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에 대해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투기세력 포지션은 달러 과매도 상태로 진단됐다. 이 때문에 투기세력이 달러를 매수할 만한 여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달러-원은 추세 상승보다 박스권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엔화와 위안화 약세로 중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도 있다.

17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비상업용 달러인덱스 순포지션은 지난달 7일 1만4천317계약에서 이달 11일 2천624계약으로 감소했다.

이는 주로 매도포지션이 증가한 결과다. 같은 기간에 비상업용 달러인덱스 매도포지션은 5천950계약에서 1만4천623계약으로 늘었다.

미국 CFTC 거래에서 비상업용 거래엔 헤지펀드 등 투기 수요가 포함된다.

시장참가자는 투기세력 포지션이 달러 과매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투기세력이 달러를 매수할 만한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와 미국 금리 상승 등에 따라 향후 투기세력이 달러를 매수하면 달러 강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한 딜러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투기세력이 매도포지션을 청산할 수 있다"며 "이는 달러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같은 수급 요인은 서울외환시장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달러-원 추세 상승보다 박스권이 예상된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제조업 경기의 반등 가능성도 여전하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는 안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럽도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한 추가 긴축 필요성이 잔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미국 고용시장이 둔화하면 연준의 긴축완화 기대도 살아날 것"이라며 "우리나라 수출로 대변된 제조업 경기도 재고순환 사이클상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반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간 위험회피 분위기가 짙어지면 달러-원이 상단(1,350원)을 일시적으로 웃돌 수 있으나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과 중국·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달러-원 상단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은행 다른 딜러는 "외환당국은 달러-원이 연고점을 상향 돌파하도록 그냥 놔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고점이 뚫리면 매수심리가 과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 등은 달러-원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아민 연구원은 "현재 달러-엔과 달러-위안 레벨은 지난해 9월 달러지수 연고점 당시 수준"이라며 "중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이 나타났던 레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중앙은행 개입 경계감은 원화 약세를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원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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