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제가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서…. 좀 전에 읽어드린 말씀이 너무 뻔하고 틀에 박혔단 생각이 들진 않았나요?"

괜찮지만 썩 맘에 들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내용이다.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작성한 졸업 축사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30년 만에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 떴다. 23일 졸업하는 고대 후배들의 미래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졸업 축사 중인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연합인포맥스 촬영

 


축사 서두는 AI 시대의 개막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그는 챗GPT를 활용한 축사를 통해, 현재 생성형 AI의 발달 수준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후배들이 살아가야 할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시 한번 상기했다.

곽 사장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는 이쪽으로 굉장히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AI 시대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사회에 나가면서 맞이한 가장 첫 번째 큰 숙제다"고 진단했다.

곽 사장 자신의 인생을 녹인 축사였다. '절실할 것, 두려워하지 말 것,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답을 찾아볼 것.'

특히 그는 2000년대 초 채권단 관리를 받던 SK하이닉스(당시 하이닉스반도체)의 어려움을 회고하며, '절실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는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회사였다"며 "많은 사람이 회사를 떠났고, 남은 사람들은 자신과 회사를 살리기 위한 어떤 노력이라도 해야 했다"고 전했다.

반전 드라마는 비용 감축부터 시작한다. 기존보다 공정 수를 대폭 축소해 원가를 줄이면서, 칩 내부 구조와 회로 설계 혁신 등을 통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선두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이제 AI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았다. 이 흐름은 반도체 회사에는 이례적인 기회다.

이미 그 성과는 나타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의 그래픽처리유닛(GPU) 대표 업체 엔비디아에 거의 독점적으로 고대역메모리(HBM)3을 납품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인 HBM3e도 상반기 중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바야흐로 'SK하이닉스 전성기'다.

마지막으로 그는 "때로는 망가지고, 삶에 대해 절실한 애정으로 무장해 세상의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하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졸업식장으로 이동 중인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연합인포맥스 촬영

 


(기업금융부 김경림 기자)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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