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지난해 국내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15년래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오피스를 대거 정리했지만 호텔 투자에 가장 관심을 보였다.

4일 연합인포맥스가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MSCI 리얼 에셋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본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12억달러로 2008년 이후 가장 적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매입액 추이(달러) [자료:MSCI 리얼 에셋]

 


금리가 오르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재택근무가 확산,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자 상업용 부동산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취득한 해외 부동산에 대한 대출 차환 이슈까지 겹치면서 증권사, 보험사를 중심으로 리파이낸싱 리스크가 커졌다.

해외 부동산 투자심리도 위축이 불가피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각한 상업용 부동산은 오피스로 지난해 13억달러어치가 팔렸다.

전체 매각액에서 오피스 매각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66.1%로 전년(50.0%)보다 16.1%포인트(p) 높아졌다.

2023년 유형별 해외 부동산 매각액(달러) [자료:MSCI 리얼 에셋]

 


MSCI 리얼 에셋 관계자는 최근 한 웨비나에서 "오피스 시장이 지금 같은 침체를 이어갈 경우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오피스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은 작다"면서 "국내 오피스 임차 수요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거래 가뭄 속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한 부동산은 호텔이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은 침체했던 여행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보고 호텔 매입에 4억9천만달러를 써 4억5천만달러를 쓴 오피스보다 더 많은 돈을 호텔에 투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이어졌던 호텔 매각도 지난해에는 0원이었다.

2023년 유형별 해외 부동산 매입액(달러) [자료:MSCI 리얼 에셋]

 


세계업무여행협회(GBTA)는 코로나19 해소, 경제 여건 개선 등으로 출장 여행 수요가 증가세라며 올해 전 세계 출장 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고점을 웃도는 1조4천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JLL은 '글로벌 호텔 투자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해외여행 수요가 모멘텀을 얻으며 아시아와 미국 주요 도시가 수혜할 것"이라며 "파리 올림픽이 있는 유럽과 인도,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주시해야 할 관광지"라고 봤다.

벤저민 초우 MSCI 리얼 에셋 아시아 태평양 헤드는 "지난 몇 번의 경기주기를 보면 유동성과 거래가 적었던 시기의 투자가 고수익으로 이어졌다"면서 "올해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재진입하는 데 있어 흥미로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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