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김경림 기자 = 국내 대표 화학소재 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가 효성첨단소재를 상대로 미국에서 소송전을 시작했다.

하이브리드타이어코드(HTC)라는 타이어 코드 제품이 이번 소송의 핵심이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을 결정하는 뼈대 역할을 하는 제품으로, 코오롱은 효성첨단소재가 자사의 HTC 제조 공정 등을 그대로 따라서 생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코오롱은 지난달 28일 효성첨단소재를 상대로 HTC 소재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논란이 된 특허는 총 3건이며, 소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HTC 기술
연합인포맥스 캡처

 


코오롱이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제품은 '아라마이드'와 '나일론'으로 구성된 HTC다. 코오롱의 독자적 기술로 제조가 쉽고 물리적 특성이 균일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마모성도 뛰어나고 소음이 적은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다.

아라마이드는 강철의 인장 강도보다 5배, 탄성은 4배 이상 높으면서 무게는 20% 수준에 불과하다. 또 나일론은 저렴한 가격에 가볍고 내열성·내구성이 좋다.

코오롱 측은 최근 배터리 탑재로 전기차의 무게가 증가함에 따라, HTC 수요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코오롱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아라마이드를 사용한 HTC를 개발했다. 2015년 이후에는 아라마이드와 나일론 HTC를 대량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코오롱은 효성이 HTC 관련 특허 기술을 이용해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미국 특허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를 넣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와 기아로 알려졌다. 코오롱은 특히 2024년식 기아 EV9과 현대차 아이오닉6가 효성첨단소재의 아라마이드와 나일론 HTC가 장착된 한국타이어의 제품을 쓰고 있다고 지목했다.

코오롱 측은 소장을 통해 "효성은 미국으로 아라마이드를 생산 및 수입하고 있다"며 "이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해당 아라마이드는 HTC 생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과 별개로 효성 측은 한국특허심판원에 무효 심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의 기술은 코오롱의 특허와 무관하다"며 "한국에 출원 및 등록한 코오롱 특허가 새롭다는 근거가 부족하여 효성이 무효화 소송을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오롱은 당초 특허 청구한 권위범위가 변경되어 국내에서 무효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다시 제소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2021년 특허권 침해 우려가 있다고 이미 고지했다"며 "이후 미국 시장에서 특허권 침해 행위가 발생해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까지 특허 소송을 확대하고 있다.

해당 기술이 미국 특허이기도 하고, 제조 및 판매국이 비단 국내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SKC 자회사 SK넥실리스가 국내 경쟁사인 솔루스첨단소재를 대상으로 동박 특허 관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양사는 배터리 동박 사업 분야에서 경쟁 관계로, LG에너지솔루션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SK넥실리스가 승소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된다.

한 특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세계적으로 확장하면서 특허 소송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소송에 걸린 기술이 미국 특허인 것은 물론, 이런 사업적 배경을 두고 해외 시장까지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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