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연간 10조 이상 투자, 회수 시장 활성화 '과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벤처캐피탈(VC)이 대체투자 시장의 숨은 손으로 부상했다. 아직 대체투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영향력을 서서히 넓혀가고 있다. VC는 연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큰 손이다.

 

최근에는 8천억원 이상의 초대형 벤처펀드가 등장하면서 펀드 대형화가 트렌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펀드 대형화에 따라 초기 투자를 담당하던 벤처캐피탈의 스케일업 투자도 활발해졌다.

다만 회수 시장 활성화는 벤처캐피탈 성장을 위한 과제로 꼽힌다. 회수 시장이 활발해져야 투자 수익 창출을 기대하는 민간 출자자(LP)들이 더욱 활발하게 벤처펀드로 자금을 유입하기 때문이다.

◇10조 이상 집행, 펀드레이징도 13조 육박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회사와 신기술사업금융회사를 포함한 국내 벤처캐피탈이 집행한 투자 금액은 약 10조9천133억원에 이른다. 전년 12조5천억원에 비해 약 13% 감소한 수치이지만 2021년 이후 꾸준히 10조원을 넘기고 있다.

2008년 1조2천억원 규모였던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연평균 약 16%씩 증가했다. 지난해 투자 규모는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인 2020년 8조1천억원과 비교하면 35%나 증가했다.

펀드레이징 규모도 10조원이 넘는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2021년 이후부턴 매년 10조원을 돌파하고 있다. 유동성 절정기였던 2022년엔 17조7천억원까지 불어났다. 민간 LP 시장이 위축된 지난해에도 12조8천억원의 펀드레이징을 달성했다.

벤처캐피탈 시장의 양적 성장은 벤처펀드 대형화와도 맞물린다. 통상 1천억원 이상 규모의 벤처펀드에 '대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데, 최근엔 5천억원 이상의 초대형 벤처펀드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벤처펀드 대형화를 주도하는 운용사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다. 원펀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현재 운용 중인 펀드는 모두 1천억원 이상 규모다.

3천억원 이상의 펀드만 3개다. 2017년 결성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이 3천500억원, 2020년 만든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이 5천50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8천600억원 규모의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을 결성했다. 단일 벤처펀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도 이뤄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은 23개사다. 2018년 6곳에서 약 4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유니콘 기업 모두 성장 과정에서 벤처캐피탈의 수혜를 받았다.

2019년~2023년 연간 펀드레이징 추이
자료=중소벤처기업부

 

◇회수 시장 활성화, 민간 자금 유도책

 

양적·질적 성장을 이어가는 벤처캐피탈 시장의 오랜 숙제는 '회수 시장'이다. 현재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전 협회장들도 모두 회수 시장 활성화를 외칠 정도였다.

최근 윤 회장은 회수 시장 활성화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재차 내비쳤다. 이달 6일 열린 협회장 취임 1주년 행사에서 "여러 중요한 이슈가 있겠지만 회수 시장이 활성화되는 게 중요하다"며 "좋은 기업이 상장된다면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단번에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관심을 가질만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이 전체 시장의 3% 정도"라며 "나스닥 시장을 보면 기술 기업이 많은데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가 많이 상장돼야 기관 등 다수 시장 참여자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수 시장 참여자는 잠재적 출자자(LP)를 포함한다. 회수 시장 활성화로 LP의 수익 창출이 수월해져야 민간 자금이 벤처캐피탈시장에 자연스럽게 유입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회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벤처캐피탈업계는 세컨더리 펀드 확대에 대한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올해 1월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모태펀드 관련 벤처투자업계 간담회'에서 업계 대표들이 이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윤 회장이 "세컨더리 시장에 신경을 써주면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강민구 보광인베스트먼트 대표 등도 세컨더리 펀드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지원을 건의했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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