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신뢰 제고" 자신감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도입될 경우 은행지주 계열 2금융사들은 간접적으로 규제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은행지주 계열 2금융권 관계자들은 다른 경쟁사보다 강도 높은 규제로 인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계열 증권사들을 향한 우려가 크다.

2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초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연결기준 LCR 규제가 도입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이날 단독 송고한 '금융당국, 내년 초 은행지주 LCR 도입 검토…보험 예외' 제하의 기사 참고)

은행지주 대상 연결기준 LCR 규제가 도입되면 계열사인 증권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벤처캐피탈사 등도 영향에서 자유롭긴 어렵다. 은행지주가 LCR 규제를 맞추기 위해선 은행뿐만 아니라 전체 계열사의 자금 상황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비은행사에는 적용되지 않는 LCR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 때로는 수익성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고유동성 자산은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도 필요시 큰 손실 없이 차분 가능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현금, 한국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등 안전자산과 할인율이 적용되는 일부 시장성 자산으로 구성된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 등은 한국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이 없어 고유동성 자산을 확대할 수단이 상대적으로 적다.

증권업 자체가 최대한 놀고 있는 현금 규모를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현금 규모를 늘릴수록 다른 증권사보다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유동성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더 높은 은행채나 캐피탈채 등을 포기하고 국채 등 안전자산을 더 편입해야 할 수 있다. 또는 LCR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파생상품 거래나 신용공여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증권사 한 재무 담당 임원은 "LCR은 은행에 맞는 규제로, 증권사에 적용하기엔 부담되는 측면이 있다"며 "대부분 증권사는 LCR 수준을 70% 안팎으로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은행지주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유동성 관리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등 시장 신뢰도를 제고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은행지주 계열사의 경우 위기 시 그룹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며 자금 조달 비용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은행지주 한 리스크 담당 임원은 "단기적으로는 은행지주 계열 2금융사가 경쟁사 대비 규제 차별 요인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동성 리스크 관리 역량이 강화된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며 "시장 신뢰를 제고하는 요인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은행지주들은 그룹 차원 유동성관리시스템을 진작 갖춰놨다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은행지주들은 지난 2021년 하반기 그룹 기준 유동성 관리 시스템 개발을 위한 컨설팅 입찰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은행지주 계열사 재무 담당 임원은 "지주 차원에서 이미 LCR 관리를 위해 계열사들에서 일간으로 관련 데이터를 받아 가고 있다"며 "각 금융업 특성에 맞춰서 LCR 관리 수준을 합리적으로 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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