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채권·PB·부동산…증권사 고연봉자 부서 다양해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한상민 기자 = 증권가에서 '샐러리맨' 신화를 쓴 과장급 직원이 등장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만 34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으면서 증권가 모든 회장·대표이사(사장)를 제치고 '연봉킹'에 등극했다.

◇다올證 CP 브로커, 증권가 상반기 최고 급여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윤태호 다올투자증권 채권본부과장은 올해 상반기 34억3천4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퇴직금 효과가 더해진 김익래 키움증권 회장이 올해 상반기 28억9천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그보다도 5억원 넘게 많은 수준이다.

윤 과장은 세부적으로 급여 3천200만원, 상여 34억100만원, 복리후생 지원금 100만원을 받았다.

상여 대부분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에 의한 산정된 금액이다. 일부는 지난해 1분기~3분기에 유보된 금액을 일괄 정산해 지급됐다.

올해 1분기 위축된 부동산 경기로 다올투자증권의 인수주선 부문 실적은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규모는 115억원이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채권·기업어음(CP) 등 중개 영업을 통해서는 상당한 수익을 냈다.

그 결과 윤태호 과장을 비롯해 다올투자증권 보수 상위 5명 명단에는 최석종 전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채권·CP 등 중개 영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은 채권영업부 관련 임직원이 이름을 올렸다.

박신욱 다올투자증권 차장과 최정순 전 이사대우, 김요한 부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13억8천500만원, 11억2천500만원, 11억1천20만원을 수령했다.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회장)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이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액으로 9억원을 받았다.

증권사 임직원 전체 통틀어 연봉킹에 오른 윤 과장은 채권과 CP 등 장·단기를 아울러서 다루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CP 중개업자(브로커)로 주로 알려졌다. CP 브로커는 기업이 회사채 대신 만기 1년 미만으로 발행하는 CP를 기관이나 개인에 넘기는 역할을 맡는다.

윤 과장이 실적을 낸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CP 등 채권을 편입하고 있는 랩어카운트·신탁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CP 금리가 급등하면서 랩·신탁에 편입해 둔 CP와 장기채 등 평가손실이 커지자 환매 요청이 빗발쳤다. 지금도 일부 증권사는 랩·신탁 내 1% 또는 그 이하 채권들로 인해 수익자들로부터 '원금만이라도 달라'는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시기도 CP 브로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만기 도래하는 CP가 있다면 보통 롤오버(차환) 발행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채권 중개업자의 역할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채권, 금리스와프(IRS), CP 등 브로커 중에서 CP는 가장 진입장벽이 높아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기도 한다"며 "CP 시장이 어려울수록 롤오버할 때 물량을 소화해줄 수요처를 찾을 능력이 있는 톱티어 브로커를 찾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별 고수익 부서 갈렸다…고연봉자 들여다보니

올해 상반기 각 증권사 고연봉자의 특징은 소속 부서가 다양했다는 점이다.

채권운용부서가 강했던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전부 채권본부에서 올해 상반기 급여 1~5위가 나왔다.

채권Ⅰ본부에 김우형 FI운용부장은 13억1천만원을 받았고, 박춘식 채권Ⅱ본부장과 남재용 채권Ⅰ본부장이 각각 12억3천500만원, 10억9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FI운용부는 프랍운용과 RP거래 등을 하는 부서다. 차익거래 트레이딩을 하는 채권운용부에서는 신동훈 차장과 송병수 부장이 올 상반기 각각 9억800만원, 8억4천600만원을 수령했다.

유진투자증권에서는 김병준 채권금융본부 채권영업팀 부부장이 17억5천500만원을 받았고, 채권금융본부 김상균 FITS팀 부부장과 안정환 투자금융팀 부부장이 각각 8억원대 보수를 받았다.

메리츠증권도 S&T부문에서 장원재 사장과 정인용 영업이사가 각각 14억9천900만원과 13억5천500만원을 수령하며 보수 상위 5인 안에 이름을 올렸다.

파생 담당 임직원들도 고보수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상장지수증권(ETN) 등 장외파생상품을 다루는 부서인 투자공학부 부서장인 한우준 차장이 12억8천900만원을 수령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는 박정민 시장구성팀장이 15억7천300만원으로, 사장보다 높은 보수를 받았다. 파생과 주식 롱숏 트레이딩을 하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 담당이다.

하나증권은 주식본부 내 파생상품실 부서장을 맡고 있는 이상호 상무가 9억8천600만원을 수령하며 가장 많이 보수를 받았다. 부서원 권영제 상무대우도 8억4천100억원을 수령했다. 채권본부 내 FICC세일즈 부서장인 김정훈 상무대우도 FICC 상품 발행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지속한 공로를 인정받아 9억800만원을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곽일환 파생본부장과 안석철 GMS그룹장이 11억1천900만원, 10억700만원 순으로 높은 보수를 수령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채권 매매가 늘어나면서 리테일이 강한 증권사에서는 프라이빗뱅커(PB)들이 보수 상위 5인에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정민 강북금융센터장이 12억4천200만원으로 보수를 가장 많이 받았다.

삼성증권에서는 강정구·신윤철 영업지점장이 18억5천만원과 5억200만원, 메리츠증권에서는 문필복 광화문금융센터장(전무)이 14억2천300만원, NH투자증권에서는 서재영 상무대우가 10억8천800만원, 대신증권에서는 박정숙 상담실장이 7억5천600만원, 한화투자증권에서는 이한솔 강남리더스지점 PB(과장)가 7억4천900만원 등을 받았다.

채권발행시장(DCM) 주관에서 강했던 증권사는 한양증권과 교보증권이었다.

한양증권에서는 이준규 센터장이 17억8천600만원을 수령하며, 한양증권 내 두 번째 연봉자보다도 두 배 넘게 벌었다. 교보증권에서는 이이남 DCM본부장이 10억2천400만원을 받았다.

그 외에 이연 성과급 효과로 대부분 증권사에서 부동산금융 담당자들이 보수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여의도 전경, 증권가 모습
[촬영 류효림]

 


hr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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