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정유업계가 연초 이후 상승하는 정제마진과 국제유가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에쓰오일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유업체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특히 등급전망 '긍정적'을 달고 있는 에쓰오일은 팬데믹 이전 신용등급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1분기 배럴당 최고 15.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4분기 평균인 4.1달러에 비해 약 3배 이상 올랐다.

복합 정제마진은 이번 달 계절적인 비수기에 들어서며 5.9달러로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제마진 4~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각종 원가 등을 제외한 수익을 의미한다.

올해 정제설비 순증 물량은 약 100만B/D(하루당 배럴)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수요 증분보다 낮은 수준으로, 올해 공급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유도 동반 상승 중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2일(현지시간) 77.56달러에 장을 마쳤다. 올해 초 70.38달러와 비교해 약 10.2% 오른 수준이다.

유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하락률은 1.98%에 불과하다. 70달러대의 박스권에서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정책이 지속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올해 유가는 일정한 밴드 내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자 증권사들은 정유업체의 예상 실적을 높여 잡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이 지난 2022년 6월 정기평정을 통해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된 만큼 팬데믹으로 떨어진 신용등급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량적인 등급 상향 요인은 이미 충족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차입금의존도 35% 이하'와 '순차입금/EBITDA 2배 이하'를 상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9월 기준 해당 지표는 각각 29.0%와 1.0배로 나타난다.

회사채 투자자들도 이러한 실적과 재무안정성에 화답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초 3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 총 1조3천억원의 투자 주문을 확보했다.

5년물, 7년물, 10년물 등 장기채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역시 두 자릿수 이상 낮추며 흥행했다.

당시 한 업계 관계자는 "연초 장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은 아니었다"면서도 "에쓰오일의 경우,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시장에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실적 방어 수준, 샤힌 프로젝트 투자 계획 및 재무안정성 변동 수준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밝혔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1조2천953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4.6% 늘어난 것이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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