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진 이익체력 재무적 성과…주주환원 정책 점진적으로 강화"

 

임석현 한화생명 전략기획부문장(전무·CFO)
사진=한화생명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2021년 4월 대형 생명보험사 최초로 제판 분리를 단행한 한화생명은 지난해 영업 부문의 경쟁력을 제대로 입증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 1위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한 이후 채널 경쟁력을 강화한 덕분이었다.

 

이 같은 영업 현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난해 신계약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도 약 2조5천412억원을 달성했다. 수년간 영업과 상품, 투자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체질 개선을 진행해 지난해 도입된 IFRS17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임석현 한화생명 전략기획부문장(전무·CFO)은 1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월 대형 GA 1위인 피플라이프 인수로 영업 채널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며 "고능률 설계사 중심의 리쿠르팅 강화 등을 통해 지난해 3분기 기준 설계사 조직 규모를 업계 최고 수준인 2만6천590명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임 전무는 지난해 한화생명의 가장 큰 재무적 성과로 큰 폭으로 강화된 '이익체력'을 꼽았다. 작년 누적 보험손익은 6천509억원이다. 약 9조2천억원 규모의 견고한 보유계약 CSM에서 창출된 상각이익에 힘입은 결과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안정적인 이자수익 확보를 통해 904억원의 투자손익도 기록했다.

그는 "향후에도 고수익 보장성 매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견지할 것"이라며 "자산운용 역량을 높여 지속적인 가치 성장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에도 견조한 신계약 CSM 달성을 위해 조직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시장 지배력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고객 니즈와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 개발, 마케팅 역량 제고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69년생인 임 전무는 현재 CFO 뿐 아니라 CSO도 겸임하고 있다. 1995년 한화생명에 입사해 약 30년간 다양한 직무를 두루 거친 만큼 재무와 전략 등 다방면에 정통하다.

그는 약 30년 동안 ▲전사전략·재무혁신관리 ▲인재개발·인사·보상·노무 ▲미래형 보험상품개발 ▲융자사업 등의 업무를 경험했다. 경영과 재무 전략을 수립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한화생명 내 전략통인 그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 시장을 선도할 만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최근 경쟁이 치열해진 제3보험 시장에서 경쟁우위에 서겠다는 구상이다.

임 전무는 "한화생명은 전통적인 종신보험뿐 아니라 암보험 등 일반 보장성 시장에서도 강자로 자리매김해 시장 소구력이 높은 상품을 지속 출시했다"며 "이같은 상품 개발은 한화생명만의 현안 해결방식인 '노마드(NOMAD) 회의를 바탕으로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노마드 회의는 한화생명이 추진하는 변화와 혁신을 끌어내기 위한 '끝장 토론장'이다. 2019년 처음 시작해 지난해 11월 100회를 맞이했다. 약 5년간 격주로 진행해 제판 분리 등 350개가 넘는 의제를 다뤘다.

끝장 토론을 통해 개발한 상품들은 신속한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2019년 출시한 치매보험은 판매 3개월 만에 133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암보험 제조 특화 조직 구성 이후 출시한 '시그니처 암보험'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생명보험 시장 내 암보험 신계약 5건 중 1건일 정도였다. 기존 암보험의 틀을 과감히 깨고 유사암, 신의료기술 보장을 강화해 개발한 상품 전략이 주효했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혼선은 이른 시일 내에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IFRS17 도입 원년인 만큼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회계처리 방식 변경 등의 세부사항에 대한 보완과 미세 조정이 있었다"며 "오랜 시간 IFRS17 도입을 위해 노력한 만큼 신제도 관련 혼선은 곧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적용된 새 회계제도인 IFRS17은 보험부채를 BEL(최선추정부채), RA(위험조정), CSM으로 나눠 재무제표에 계상해 이를 시가 평가한다. 원가 기준으로 보험부채를 측정하던 기존 IFRS4와는 차이가 있다.

임 전무는 IFRS17 도입으로 인해 "CSM은 보험계약의 장래이익을 현재가치로 나타낸 것으로 이 규모를 통해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다"며 "장기성향의 보험사의 본질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IFRS17 뿐아니라 IFRS9도 도입됐다. 유가증권 등의 금융상품 분류에 적용되는 회계기준이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FVOCI), 당기손익공정가치(FVPL), 상각후원가(AC), 세 가지 방식으로 자산을 분류한다.

금융자산 분류 체계인 IFRS9 도입으로 금융회사의 자산 현황을 정보 이용자들에게 보다 투명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와 동시에 보험사 FVPL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는 FVPL 관리 방안에 대해 "지난해 초 상대적으로 높은 약 30%의 FVPL 자산 비중으로 인해 금리, 주가 등 시장변화에 따른 투자손익 변동성이 있었다"며 "투자 손익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FVPL 자산 비중축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자산 배분 등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에 따른 저평가 타개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화생명의 PBR은 0.38배다. 삼성생명(0.67배)이나 현대해상(0.71배)보다도 낮을 만큼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임 전무는 이 같은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로 글로벌 보험사 대비 낮은 주주환원 규모로 분석했다. 알리안츠나 메트라이프, AXA와 같은 글로벌 보험사는 약 60%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며 PBR 1.4배 수준에서 거래되지만, 국내 보험사의 배당성향은 시장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IFRS17 도입으로 국내 보험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만큼 배당정책 등 주주환원 정책이 점진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보험주의 저평가는 점차 해소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화생명도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을 앞둔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강화 정책으로 지난 2년간 부득이하게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면서 "올해 배당 재개를 통해 당사를 믿고 기다려 온 투자자들의 기대에 보답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견고한 실적 성장에 기반해 중장기 주주친화정책을 적극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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