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유통가의 명실상부한 절대강자로 올라선 쿠팡이 성장 사업에 힘을 쏟는다.

쿠팡플레이, 2024 MLB 서울 개막전 중계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팡은 멤버십 고객 '락인 효과(묶어두기)'를 겨냥해 배달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이어 명품 사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31조8천298억원의 매출과 6천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이마트의 연결 기준 매출액인 29조4천억원을 뛰어넘은 것이며, 별도 기준 매출 15조1천419천억원의 2배가량 되는 규모다.

롯데쇼핑 연결 기준 매출인 14조6천억원과 비교해도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월 4천900원을 내는 쿠팡 멤버십 이용객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천400만명이다. 1년 사이에 27% 늘었다.

쿠팡을 이용해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지난해 4분기 국내 인구 절반에 가까운 2천100만명으로 집계된다.

막대한 자금 지출로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손가락질받았던 로켓배송, 로켓 프레시, 새벽 배송 서비스가 국내 유통 시장의 판을 뒤집는 데 완벽하게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는 쿠팡이 국내 유통 그룹사 전부를 뛰어넘는 기념비적인 한해로 기록됐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직구 플랫폼들의 공세로 경쟁 심화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라면서도 "보편적 온라인 공산품 시장에서 절대적 1위 사업자로서 높은 편의성과 배송 경쟁력 기반 당분간 점유율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쿠팡은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부가적인 사업을 더욱 키워내 멤버십 고객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락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등을 포함한 성장 사업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6% 증가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6천21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쿠팡은 유통 사업을 확장한 것처럼 '계획된 적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는 이달 26일부터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무료배달 서비스는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이 없다.

아직은 수도권과 광역시, 제주시 등 특정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향후 적용 지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배달의 민족이 2천193만명, 요기요가 602만명, 그리고 뒤를 이어 쿠팡이츠가 574만명으로 3위에 올라가 있다.

2위와의 격차가 약 30만명에 불과해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전략이 시행된다면 순위는 곧 뒤집힐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플레이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스포츠 전문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K리그, 카타르 아시안컵, 스페인 라리가 중계 등으로 축구 팬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오는 '미국프로야구(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 독점 중계로 흥행몰이에 나섰다.

쿠팡플레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4년간 분데스리가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2026년 매물로 나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도 가져올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플레이의 MAU는 올해 1월 기준 805만명을 기록하며, 넷플릭스(1천237만명)에 이은 OTT 시장 2위로 올라 있다. 티빙(551만명)과 웨이브(301만명)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명품도 쿠팡이 꺼내든 카드 중 하나다. 쿠팡은 지난해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6천500억원에 인수했다.

직매입 유통 구조를 보유한 쿠팡이 희소성이 곧 가치로 연결되는 명품 사업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명품은 아직 이커머스가 의미 있는 방식으로 공략하지 못한 분야"라며 "기존 쿠팡 사업과 전략적 가치 가능성을 봤다"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이른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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