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일본은행(BOJ)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해제로 점진적인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 자금 이동이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의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연합인포맥스 디지털자산 종합(화면번호 2520)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일 6.65%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BOJ의 금리 결정 이후 하락 폭이 확대됐다.

BOJ의 금리 인상 소식에 전일 비트코인은 국내 시장 기준 9천600만원 선에서 오후 8시께 9천10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유럽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6만3천달러 밑으로 내렸다.

현재 비트코인 픽싱가(화면번호 2525)는 9천280만원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11%를 웃돌아 비트코인-테더(USDT) 전환가는 8천300만원 선이다.

비트코인 대비 전통 자산 영역은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낮았다. 일본 니케이225는 전일 0.66% 상승했고, 미국 나스닥지수는 0.39% 올랐다.

코인데스크는 전일 "BOJ의 추가 통화 긴축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 자산에 고통을 가져올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이미 그 가격을 책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투자자들은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싼 엔화로부터 창출된 유동성을 위험 자산에 투입해 왔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화를 저렴하게 차입해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중 '와타나베 부인'(Mrs. Watanabe)은 엔 캐리 트레이드를 주도하는 일본의 소액 투자자를 총칭한다.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미스터 와타나베'(Mr. Watanabes)가 등장했다. 앞서 2017년 저금리 엔화를 바탕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암호화폐를 거래했던 미스터 와타나베는 비트코인 랠리를 촉발했다.

엔화 약세 기조가 종료되면, 미스터 와타나베의 가상자산 레버리지 자금이 축소될 수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자금 유입이 더뎌지며 가상자산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셈이다.

엔화는 전일 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도 거꾸로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전 거래일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에서 1.14% 상승했다. 151.34엔으로 연고점을 돌파한 뒤 151.2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도 매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우려가 더 반영되며 약세 기조를 보인다.

또한 BOJ가 앞으로 몇 달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지 않은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됐지만 BOJ가 추가 긴축을 단행하기에는 더딜 것"이라며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회수는 생각보다 굉장히 천천히 될 수 있어 현실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BOJ의 추가 인상이 더딜 것이라는 관측은 엔화 약세를 촉발한다. 이는 가상자산의 자금 유출이 둔화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회수되면 미국 금리 상승으로 인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모든 위험 자산군이 조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 조정 국면이 엔 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영향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정 센터장은 설명했다.

앞서 비트코인은 미국 상장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한다는 소식에 지난 18일부터 하락 전환했다.

싱가포르의 가상화폐 분석회사 '10x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10개 현물 비트코인 ETF는 지난 15일까지 5일 동안 26억달러가 유입됐다. 그러나 지난 14~15일 이틀 동안에는 3억3천만달러가량의 순유입으로 상대적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

10x 리서치의 설립자 마커스 틸렌은 "최근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ETF 유입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조정이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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