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 코빗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작년 3분기까지 이어졌던 '크립토윈터(가상자산 침체기)'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역시 거래소들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 무료 정책에 따른 부담은 물론, 유동성이라는 경쟁력 부문에서 여전히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5일 SK스퀘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빗은 작년 4분기 기준 22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재작년 501억 원 순손실에 이어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5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코빗은 2021년 27억 원까지 손실을 줄였으나, 재작년 358억 원으로 다시 손실 폭을 확대했다. 수수료 매출에서 발생하는 이익 이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기순익 상으로는 흑자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21년 27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나, 당기순익 상으론 198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수료 외에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의 평가 및 처분이익이 반영된 결과였다.

코인원도 작년 적자를 기록했다. 컴투스홀딩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인원은 작년 4분기 기준 44억 원 순손실을 냈다. 3분기 80억 원 순손실에서 적자 폭은 줄었으나, 흑자 전환하는 데엔 실패했다.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크립토윈터로 가상자산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이에 코인원과 코빗 역시 작년 말까지는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

최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거래소들의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빗의 경우 가상자산 강세장이었던 2021년에도 영업손실이 발생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여기에 무료 수수료를 진행하고 있어 비용 부담은 이전보다 커진 상황이다. 이에 작년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이 프레스토 리서치로 자리를 옮겼다.

코빗 관계자는 "이달 1일부로 수수료를 유료화로 전환해 비용 부담이 이전보다 커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코인원의 경우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최근 가상자산 강세장에 힘입어 거래량이 이전보다 크게 올라왔다.

가상자산 공시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인원의 일일 거래량은 2억 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작년 말까지 코인원의 일일 거래량은 1억 달러를 밑돌곤 했다. 다른 거래소와 달리 수수료를 계속 받고 있다는 점도 부담을 더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업비트 등 대형 거래소와의 거래량 격차는 커 실적 고민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하다. 유동성이 곧 거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 차이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고팍스 역시 자본잠식이란 부담을 안은 상황이다.

고팍스는 재작년 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여파로 고파이 투자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고파이 채권단에 전한 제안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고파이 부채 규모는 566억 원에 달한다. 재작년에 기록한 적자 전환 역시 고파이 상환액에서 비롯됐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처럼 거래소 간 유동성이 공유되는 것도 아니고 고래 입장에서도 매매하려면 유동성이 풍부한 곳을 찾지 굳이 적은 곳에 거래하려 하진 않는다"면서 "결국 서비스 측면에서 차별화를 띠어야 하는데 당장 실적을 고민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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