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인용되면 쉽지 않을 것"

이우현 "임종윤 1조 투자 유치, 투자 조건 궁금"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임주현 한미약품[128940] 사장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종훈 형제 지지를 선언하기 직전인 지난 21일에도 신 회장을 만났다며 마지막까지 설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25일 오후 송파 한미약품 사옥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이틀 동안 어떻게 저희 입장을 조금 더 확실하게 설명해 드릴지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미사이언스[008930] 지분 12.15%를 보유한 신 회장은 최근 오랜 침묵을 깨고 임종윤·종훈 형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 형제 측이 확보한 의결권 비율이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을 소폭 역전했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오른쪽)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
[촬영: 김학성]

 

임주현 사장은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에게도 입장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임종윤·종훈 형제의 한미그룹 사장 직위 해임을 발표한 데 대해서는 모친 송영숙 회장이 오랜 기간 숙고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현 사장은 "분쟁이 어느 정도 정리되기를 기회를 주면서 기다렸지만, 조직 안에서 일어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은 본인의 상속세 문제는 OCI그룹과의 거래를 통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며, '오버행' 이슈 해소로 한미사이언스 주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모녀 측 이사 4명과 형제 측 이사가 함께하게 된다며 "이 모습이 과연 한미그룹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필요한 이사회 구성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우현 OCI그룹 회장도 자리했다.

이우현 회장은 한미약품이 "신약 개발 사업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회사로 독보적"이라며 "다른 대안을 보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에 투자하는 부분이 몇 년간은 상당 부분 이익(리턴)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을 각오하더라도, 5~10년 후에 주주가치가 훨씬 증대되리라는 판단이 있어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우현 회장은 임종윤 사장 측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OCI홀딩스 대상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할 경우 거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결론을 예단해 말하기는 애매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주식양수도·현물출자·신주인수) 세 가지가 패키지로 엮여 있어 하나가 충족이 안 되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이런 거래를 할 때 이사진들에게 이런 조건으로 하겠다는 걸 허락받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조건이 성립 안 됐다고 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형제 측 이사진이 대거 선임돼 이질적인 이사회가 구성될 경우를 가정한 질문에도 "조건이 크게 바뀌면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공정거래법 규제를 맞추기 위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30% 이상으로 어떻게 늘릴 것인지 구체적 방법을 묻는 말에는 "공개매수를 하든지 당연히 할 것"이라면서도 "어떻게 하겠다고 단언하면 시세조종 혐의가 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양사의 경영 통합을 발표하기 이전에 임종윤 사장 등 주요주주와 미리 논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이우현 회장은 "도의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라며 "사업 제안을 할 때 회사 경영진과 이야기하고 이사회에 상정하는 것 이상을 어떻게 더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우현 회장은 임종윤 사장 측이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OCI가 한미에 투자하는 건 아무 조건 없는 보통주"라며 "(임종윤 사장이) 1조원 투자 유치를 한다고 하는데 투자 조건이 궁금하다"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사모펀드(PE)들은 투자할 때 반드시 조건을 건다"며 "전 세계적 고금리로 최소 10%는 물어야 할 텐데, 그 정도 되는 돈을 이자 주고 떼오면 회사에 뒷감당이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임종윤·종훈 형제는 치열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추천 이사 후보 6인(임주현·이우현 사내이사,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박경진·서정모·김하일 사외이사)과 주주제안 이사 후보 5인(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미약품-OCI
[출처: 한미약품]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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