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지표만으로 지속성 판단하기엔 일러"

"환율 상승, 위안화 영향…지속될지 봐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손지현 기자 = 소비자들의 물가 기대가 5개월 만에 반등하고 달러-원 환율이 재차 급등하는 등 어수선한 환경에도 서울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채권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지속성 여부를 가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 나온다.

26일 서울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과 달러-원 환율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

먼저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달(2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총재가 언급한 주요 요소이기도 하다. 당시 이 총재는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1∼2월 중 3.0%로 둔화됐다"고 말했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달 이 총재가 금통위 당시 직접적으로 언급했던 지표인 만큼 3월 반등이 다소 불편하다"면서 "다만 3월 기대인플레가 상승한 주요인이 농산물 급등인 만큼 일시적 요소라고 판단할 여지가 있어 아직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희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음달에도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상당히 골치가 아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채권시장은 한은 금리 인하 시점을 오는 7월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을 중심으로 한 이번달 기대인플레이션 반등이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훼손할 만큼의 결정적 요인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C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기대인플레를 반등하게 했던 농산물 가격은 조만간 내려갈 듯하다"며 "겨울이 지나고 있고 수입 과일 할당관세 적용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물가 추이와 함께 환율 변동성, 금통위원 변경 시점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 인하는 사실상 힘들다고 보고 7월 인하 기대를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달러-원 환율 상승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빠른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지만 지속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 증권사의 운용역은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세는 위안화 약세가 방아쇠가 되면서 과도하게 오른 부분이 있어 보인다"면서 "조만간 일부 하락할 것으로 보는데 이 정도 레벨이 지속된다면 시장은 점점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평가했다.

B 증권사의 운용역은 "최근 원화는 국내 고유의 요인이라기보다는 위안화 약세 영향을 받아 덩달아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말 사이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금리 인하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내놓은 만큼 아직 시장의 인하 기대가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D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환율은 국내 개별이슈보다는 위안화 연동인거 같고 물가는 모두가 아는 농산물 영향인데 이게 장기적으로 계속 영향줄지는 현재는 제한적인거 같아보인다"며 "다른 것보다 유가가 계속 80달러를 넘는 상황이 좀 불편한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지표나 환율이 일시적이라면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고, 이게 지속된다면 조금씩 시장 심리에 영향 줄 수 있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표된 3월 소비자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개월 만에 반등했다. 과일 등 농산물 가격 급등에 체감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3.0%)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 대비 반등한 것은 지난 10월(3.3%→3.4%)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반등 폭은 지난 2022년 7월(+0.8%p) 이후 가장 컸다.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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