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공사·공단채 등 특수채가 연달아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데다 민평금리 보다 낮게 발행되는 등 크레디트 시장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연기금, 은행 등 자금 규모가 큰 기관의 매수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26일 서울 채권시장 등에 따르면 전날 한국주택금융공사, 국가철도공단, 경기주택도시공사 등 공사채 발행 입찰이 전자단기사채를 포함해 1조원 넘는 규모로 이뤄졌다.

하루 동안 상당한 규모의 발행이 이뤄졌지만, 대체로 전 거래일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언더 발행 행렬을 이어갔다.

한국주택금융공사 3년물과 국가철도공단 5년물은 각각 민평금리보다 3bp 낮은 수준에 낙찰됐다. 경기주택도시공사의 1·2년물은 6bp 낮게 낙찰됐다.

한국도로공사 5년물과 20년물은 각각 민평금리보다 1bp, 3bp씩 낮은 수준으로 낙찰됐다.

이 중 한국주택금융공사 3년물과 5년물, 국가철도공단 5년물은 기준금리인 3.5%보다 낮은 금리에 낙찰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크레디트 시장에서 건강보험기금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자금 집행이 이뤄지며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은행의 크레디트물 매수세도 눈길을 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장외채권 거래 요약테이블(화면번호 4254)에 따르면 은행은 공사·공단채와 금융채를 지난 일주일간 2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타 계정에 비해 단기간 순매수 규모가 두드러진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상황에서 절대금리가 높은 채권을 일단 담으려는 수요가 기본적으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올해 신규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축소되면서 남는 유동성이 채권시장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지난 13일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지난달 1조8천억원 줄었다. 11개월 만의 감소였다.

한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은행 대출이 전반적으로 덜 나가서 남는 유동성을 채권 쪽으로 산 은행이 있을 것 같다. 특수채 입찰 때 민평금리 대비 5bp 낮게 써내는 쪽이 은행 수급"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안쪽은 펀드, 3~5년은 은행 수급인데 전반적으로 자금이 많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절대금리 부담이 덜하고 그나마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남아있는 쪽으로 찾아 사는 것 같다"면서 "특수채는 다 같이 3.5%에 줄을 서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그것도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과 건보 등 연기금도 자금 여력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당장 다들 매수 여력이 있다 보니 절대금리 부담이 있더라도 밀고 가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특수채 민평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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