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KB인베 대표 퇴임, 포스코·현대코퍼·JYP VC도 '체인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벤처캐피탈(VC)업계에 수장 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KB인베스트먼트, 포스코기술투자 같은 대형사 뿐 아니라 신생 벤처캐피탈까지 잇달아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새판짜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벤처캐피탈업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KB인베스트먼트의 최장수 대표이사인 김종필 대표의 사임이었다. 그는 지난달 일신상의 사유로 KB금융지주 측에 사의를 전했다. 지난해 12월 연임이 확정된 상황이었던 만큼 벤처캐피탈업계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김 전 대표는 KB인베스트먼트의 전성기를 이끈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18년 부임 이후 약 7년동안 KB인베스트먼트를 이끌면서 운용자산(AUM)을 약 3조원까지 불렸다.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내며 KB인베스트먼트를 '톱티어' 벤처캐피탈로 키운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사임하면서 KB인베스트먼트 외부인사로 하마평도 돌았다. 3명의 숏리스트도 구성됐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국 내부인사의 승진으로 결정을 내렸다.

김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는 차기 사령탑은 송영석 대표다. 김 전 대표와 같은 심사역 출신 인사다. 1997년부터 벤처 투자를 시작한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지난해부터는 KB인베스트먼트 내에서 최고리스크매니지먼트책임자(CRO)를 맡았던 인물이다.

KB인베스트먼트 외에도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의 사령탑 교체도 잦았다. 포스코의 CVC인 포스코기술투자와 현대코퍼레이션의 프롤로그벤처스, JYP엔터테인먼트의 JYP파트너스가 새 수장을 맞이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지난달 신성원 전 포스코인터내셔널 홍콩 법인장을 대표이사(사장)로 선임했다. 올해 초 박성진 전 대표를 선임한 이후 약 2개월 만이었다.

신 대표는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내 글로벌 법인에서 활약했던 인사다. 2001년 포스코에 입사해 IR과 재무기획, 성과분석, 경영전략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글로벌 트렌드를 읽는 감각이 빼어나다는 평가다.

포스코기술투자가 2개월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한 건 교수, 법인 대표 겸임 금지 조항 때문이다. 올해 1월 선임된 박전 대표가 현재 포스텍(포항공대) 교수를 맡고 있어 포스코기술투자의 대표직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국내 종합 상사 현대코퍼레이션의 CVC인 프롤로그벤처스도 펀드 운용 경험이 풍부한 정민의 대표를 영입했다. 동훈인베스트먼트, 아이원벤처캐피탈,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치며 25년 넘게 투자 활동을 펼쳐왔다.

프롤로그벤처스는 정 대표를 영입하면서 지난해 12월 공동 사령탑에 오른 여영찬 대표와의 '투톱'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정 대표가 바이오 전문 심사역 출신인 만큼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발굴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CVC인 JYP파트너스는 30대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콘텐츠 투자 전문 심사역인 신민경 대표다. 1985년생인 신 대표는 대교인베스트먼트를 거쳐 JYP파트너스에 합류했다.

그는 콘텐츠 투자 영역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2021년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최우수심사역으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모기업인 JYP엔터테인먼트가 문화콘텐츠 기업인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 기업 발굴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JYP파트너스는 이달 중순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록을 마친 이후 바로 사령탑을 교체했다. 지난해 6월부터 경영을 이끌어 온 박진오 전 대표의 사임과 동시에 신 대표가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박 전 대표는 JYP파트너스의 신기술사업금융회사 라이선스 등록 이후 자신의 SNS에 소회와 포부 등을 밝히기도 했었다. 포부를 밝히며 의지를 다진 다음날 사령탑에서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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