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통화스와프 부담, 절대금리 메리트는 여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면서 사무라이본드 조달 여건 등이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사무라이본드는 그동안 절대금리 측면의 이점에도 달러화 스와프 여건이 불리해 발행사들이 쉽사리 조달에 나서지 못했다. 이어 최근 금리 인상에도 도리어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여전히 조달 경쟁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17년 만에 금리 인상한 일본은행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3.19 yatoya@yna.co.kr

27일 연합인포맥스 '해외 주요국 외환시세'(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전일 달러-엔 환율은 0.10% 상승한 151.55엔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했지만 이후 환율이 150엔을 돌파하는 등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엔화는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발행사들이 주목하는 주요 통화 중 하나다. 달러화, 유로화와 함께 G3 통화로 꼽히며 조달처 다변화를 겨냥한 기업들의 발행이 이어졌다. 엔화 자금 수요가 있는 곳들도 일본 시장에서의 채권 발행을 이어가곤 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한동안 조달이 주춤해졌다. 국제 신용등급 기준 AA급 발행사의 경우 사무라이본드 발행 시 쿠폰 금리를 0%까지도 낮출 수 있었으나 달러화 스와프 여건이 좋지 않아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없었다.

이에 엔화 자금 수요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발행이 지속됐다. 일례로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가 최초로 일본 투자자를 겨냥한 첫 엔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찍었다. 이 밖에도 그해에만 대한항공(한국수출입은행 보증), 한국투자증권(일부 SMBC 보증), 네이버 등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마쳤다.

일본 정부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사무라이본드 발행은 당분간 여전히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강달러가 유지되고 있어 스와프 쪽에서 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정도의 움직임일지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도 절대금리 측면의 이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무라이본드는 여전히 다른 통화에 비해서는 절대 금리 수준이 낮은 상황"이라며 "엔화 가치가 오르면 조달하기에 더 좋긴 하겠지만 달러화로 스와프해서 쓰지 않는다면 여전히 매력적인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통화 스와프 측면의 이점 등을 살피면서 사무라이본드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발행 규모가 큰 기업들의 경우 조달처 다변화 등을 위해서라도 엔화 시장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금리 인상으로 엔화 강세가 와야 통화 스와프 여건이 개선되는데 지금은 달러-엔 환율이 도리어 150엔을 뚫고 올라가는 등 안 좋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하지만 달러화 하나에만 의존하면 조달 안정성이 약화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사무라이본드 조달 여건 또한 꾸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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