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KT&G[033780]가 새로운 선장으로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내세우고, 주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KT&G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적극적으로 이사회를 견제하는 가운데 주요 대주주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도 제각기 다른 의견을 내며 주주총회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지분 6.64%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방경만 대표이사 선임에 찬성하면서 리더십 공백은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KT&G는 28일 오전 10시 대전광역시 대덕구 인재개발원에서 제37기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안, '목적 사업 추가' 등 정관 일부 변경, 이사 2명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을 다룬다.

관심사는 2건이다. 방경만 KT&G 수석 부사장의 대표이사 등극과 기업은행이 제안한 손동환 성균관대 교수의 이사회 입성 여부다.

KT&G는 지난 2월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방경만 KT&G 수석 부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로 확정했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임민규 KT&G 이사회 의장을 추천했다.

그러나 지분 7.1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이 KT&G 이사회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기업은행 측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통한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주주제안을 한다"며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임민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해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방 수석부사장 선임 후 KT&G 영업이익이 20% 줄었으며, 사외이사 외유성 출장 등이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손동환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우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상현 FCP 대표도 사외이사 후보로 나섰다가 표분산을 우려해 자진해 사퇴하고 손 교수에 힘을 싣기로 했다.

최대 주주의 반대와 행동주의펀드의 거센 비판에 당초 업계에서는 사장 선임안이 부결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지분 6.64%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방 사장 후보와 손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각각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하면서, 방 후보자 선임안 통과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다만, 이번 KT&G 주총에서 실시하는 '통합집중투표제'가 변수로 작용한다.

주주는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의 투표권이 주어진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1주당 2표를 한 사람에게 몰아서 행사할 수도 있다.

KT&G에 반대하는 주주는 손 교수에 몰아서 투표할 수 있지만, KT&G를 지지하는 주주라면 방경만 후보와 임민규 후보에 표를 분산해야 하는 셈이다.

더욱이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약 60%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들의 표심이 주주총회 향배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기업은행, FCP와 뜻을 같이했다. ISS는 방경만 사장 선임에 반대를, 손동환 교수 사외이사 진입에는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원이 고착할 가능성이 있다"며 독립적인 사외이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글래스 루이스는 정반대의 의견을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풍부한 경험을 해온 점과 전문성을 고려할 때,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선정하는 것은 논리적 선택"이라며 방 사장 후보의 선임에 찬성을 권고한 상황이다.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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