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저점 평균 1,318원…4월 고점 전망치는 1,360원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4월 달러-원 환율이 1,300원 중반대에서 레인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하면서 달러-원 하락 시도를 제한할 전망이다. 반면 연준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 기조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달러를 지지할지 주목된다.

계절적으로 외국인의 배당 역송금 수요도 달러-원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

올해 달러-원 환율 추이

◇ 새로운 상단 탐색하는 달러-원…박스권 눈높이↑

연합인포맥스가 29일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사 11곳의 외환시장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4월 달러-원 고점 전망치 평균은 1,360.4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고점 평균치(1,344.50원)에서 15원가량 높아졌다. 전일까지 이틀 연속해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추가 상승 여지를 반영한 걸로 풀이된다.

4월 저점 전망치는 1,318.70원으로, 한 달 전(1,308.20원)보다 10원 넘게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4월에도 환율이 좀처럼 1,300원대 초반으로 하락 압력을 받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통화 전반이 부진하고, 외국인의 배당 역송금 수요 경계감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전병철 NH농협은행 과장은 "역외 위안화 약세가 주요 이슈인 가운데 외국인의 배당 역송금 이슈도 맞물려있다"며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면서 증시에는 효과를 냈지만, 위안화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명근 하나은행 대리는 "계절적인 배당 수급 등 달러 수요는 달러-원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일본은행(BOJ)의 개입이 나온다면 달러-엔을 따라 환율이 내려올 수 있지만, 전반적인 엔화 움직임은 원화에 우호적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레벨 눈높이가 올라간 채 박스권 흐름은 계속될 수 있다.

주변국 일본과 중국 당국에서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고 나섰고, 달러-원 역시 연고점에 다다르면서 당국 경계감이 커졌다.

수급상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행진과 수출 개선에 따른 네고 물량도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가 많다.

박철한 부산은행 대리는 "4월은 달러-원의 추세 상승장보다는 여전히 박스권에 가깝게 본다"며 "1,360원 선을 위로 뚫고 간다고 보기에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도 상단에 도달했을 수 있다"라며 "미국 물가가 둔화한다면 다시 1,320원대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호 KB증권 차장은 "미국 물가 부담으로 인해 달러화 강세 압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세도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각국, 금리 인하 여부보다 속도 관건"…통화정책 차별화 '주시'

시장 참가자들은 4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에 초점을 두면서도 다른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가 변수라고 평가했다.

최근 스위스중앙은행(SNB)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유럽 등지에서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4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지 않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가 초순에 예정돼 있다. ECB가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기조를 드러낼 경우 달러 가치를 지지할 수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유럽과 영국 등에서는 미국보다 앞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달러는 지난달(3월)에 비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미국외 지역 간 펀더멘털 격차가 금리 격차로 이어지려하면서 달러 강세를 당분간 유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황명근 하나은행 대리는 "연준이 지표를 기다린다고 밝힌 상황에서 주요국과 통화정책 차별화가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계속 되돌리면서 연준보다 다른 나라 인하 속도가 앞서간다면 달러-원은 레벨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엽 키움증권 과장은 "3월에 달러 약세 이벤트로 작용할 수 있었던 주요한 이벤트들이 모두 달러 약세를 이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 중앙은행이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연준 못지않게 주요 중앙은행들도 생각보다 금리 인하 기조를 강하게 보여 달러 약세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매파적인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강한 지표에 대한 경계감을 주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달라지기엔 어렵다는 등 시장 전망은 팽팽하다.

조가영 신한은행 과장은 "월 후반부로 갈수록 연준의 금리 인하를 향한 스탠스 변화가 확인될 것 같다"며 "미국 성장률(GDP) 등 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위험선호(리스크온) 심리를 타고 환율은 무거운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범석 우리은행 과장은 "직전(3월) FOMC에서 점도표상 금리 인하 횟수를 확인한 만큼 어느 정도 연준의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인플로우와 중공업 네고 물량이 꾸준히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며 "다만 배당금 역송금 시즌이라 매수세가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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